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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가 박주영을 잘 쓰는 법, "박주영은 나보다 훌륭하다. 비교불가"

노주환 기자

입력 2019-05-20 22:36

수정 2019-05-21 17:18

'독수리'가 박주영을 잘 쓰는 법, "박주영은 나보다 훌륭하다. 비교불가…
최용수 감독과 박주영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박주영은 나보다 훌륭하다. 나와는 비교 불가다."



'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46)은 소속팀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34)을 이렇게 평가한다. 기자가 최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까다로운' 박주영을 잘 쓰는 비법이 뭐냐"고 묻자 박주영의 호평으로 얘기를 시작했다.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을 잘 다루는 게 맞다. 지난해 컨디션 저하, 감독과의 불협화음 등으로 이름값을 못했던 박주영의 이번 2019시즌 경기력이 달라졌다. 이번 시즌 12경기에 전부 출전해 3골-2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대구전(2대1 승)에서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박주영은 세르비아 특급 골잡이 페시치와 서울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다. 팀 후배들과의 유대 관계도 좋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박주영을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고 한다.

작년의 박주영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황새' 황선홍 감독과 이을용 감독대행 시절, 박주영은 1군이 뛰는 그라운드가 아닌 곳에 주로 있었다. 경기력이 아닌 SNS 글로 더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황선홍 감독과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였고, 이을용 감독대행도 박주영 때문에 마음고생을 좀 했다. 황 감독은 박주영과 다른 선수를 똑같은 기준으로 대한 편이다. 컨디션이 떨어진다고 판단된 박주영에게 1군 경기 출전 시간은 계속 줄었다. 박주영은 스스로 몸상태가 나쁘지 않았는데 기회가 자꾸 준 것이 속상했다. 황 감독은 박주영의 SNS 설화 사건 이후 팀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서울은 다급하게 이을용 감독대행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하락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결국 서울은 최용수 감독이 컴백한 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부진 끝에 극적으로 1부에 잔류했다.

그랬던 박주영은 서울로 돌아온 최용수 감독과 이번 시즌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감독이 선수를 믿고 그에게 큰 역할을 주자, 선수는 감독에게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있다. 박주영은 최 감독이 서울 코치 시절 함께 했었고, 2015년과 2016년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을 어떻게 다뤄야 한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의 선수로서 기량과 커리어를 인정하고 들어간다. 그는 "박주영이 국가대표나 프로무대에서 나보다 훌륭하다. 인정할 건 하자. 나도 국가대표 선수로 사랑도 질타도 받았지만 나와는 비교 불가다"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주역이다. 물론 최용수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멤버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박주영과의 관계를 '감독과 선수'가 아닌, '축구 선후배'로 접근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팀에서 박주영 같은 고참은 내가 다가가는 접근법이 다르다. 인정해줄 건 해준다"고 말했다.

K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 최용수 감독은 '밀당(밀고 당기고)'의 귀재로 통한다. 그는 선수와 프런트 등 관계자들과 쉼없이 밀고 당기며 선수단을 이끌어 간다. 고참 선수들에겐 자유와 권한을 주는 동시에 책임감을 강조한다. 최 감독은 "박주영에게 숙제도 내준다.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 해온다"면서 "요즘 박주영의 킥에 물이 올랐다. 궤적이 너무 좋아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를 괴롭혀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요즘 서울의 세트피스 킥을 거의 전담하다시피하고 있다. 서울의 다음 상대는 4연승 중인 포항 스틸러스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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