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을 잡고 첫번째 경기를 치른 지난달 26일 수원전부터 11일 인천전까지 김 감독의 복장은 한결 같았다. 김 감독은 "구단과 계약을 하면서 공식석상에서는 양복을 입겠지만, 시합때는 트레이닝복을 입겠다고 못을 박았다"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선수들과 같이 뛰고 싶어서다."
2012년 포항에서 현역 마침표를 찍은 김 감독은 U-23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로 변신했다. 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6년 리우올림픽, 포항까지 코치로만 6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는 "지도자를 시작하면서 프로 감독을 하겠다는 목표로 준비를 했다. 국제경기도 해보고, 좋은 상황, 안좋은 상황을 다 경험해 봤다. 일본에 2-0으로 이기다 2대3으로 역전패도 당해보고, 강등권까지 가서 가까스로 살아남기도 해봤다. 그런 과정들이 다 자산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소통만으로는 젊은 선수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김 감독은 직접 선수들과 함께 뛴다. 벤치에서 트레이닝복을 입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감독은 벤치에서 유난히 동작이 크다. 벌써 김 감독의 리액션 모습을 묶은 '움짤'이 돌아다닐 정도다. 특히 지난 동해안더비에서 김승대의 슛이 빗나가자 벤치에서 드러누우려다 벌떡 일어난 모습은 축구팬들에게 많은 화제를 낳았었다. 김 감독은 "나를 찍는지도 몰랐다. 영상을 보고 나도 놀랬다"며 "화제가 된 뒤 치른 인천전에서는 조금 신경이 쓰이더라. 몰입되면 생각안나다가, 조금 정신차리면 ' 아 자제해야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