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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오늘 한 골 넣는다" 최용수 감독 믿음에 보답한 조영욱

입력 2018-12-0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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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오늘 한 골 넣는다" 최용수 감독 믿음에 보답한 조영욱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6일 오후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승강플레이오프 FC서울과 부산아이파크 1차전. 서울 조영욱이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18.12.6 handbrother@yna.co.kr (끝)

FC서울과 부산 아이파크의 지난 6일 프로축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 맞대결을 앞두고 서울의 선발 공격수라는 중책을 맡게 된 조영욱(19)이 부산구덕운동장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조영욱 곁으로 다가온 '독수리' 최용수 서울 감독은 그를 향해 "너 오늘 한 골 넣는다"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최 감독의 확언대로 조영욱은 이날 경기에서 중요한 동점 골을 넣었고 결국 서울은 3-1로 역전승했다.

경기 후 조영욱은 "최 감독님이 확신에 차서 말씀하시는 걸 듣고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19세 루키 조영욱을 선발 공격수로 세운 건 '모험'에 가까웠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전 "지친 선수들은 쉬게 하고 간절한 젊은 선수들을 뛰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 팀 최윤겸 부산 감독도 의외의 선택이라며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내보낼 줄 알았다"고 했다.

이날 경기의 흐름을 바꾼 데에는 부산 수비수 권진영의 퇴장이 큰 역할을 했고, 후반 일찌감치 교체 투입된 베테랑 박주영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젊은 피' 조영욱 카드 역시 어느 정도 통했다.

조영욱은 이날 전후반 5번의 슈팅을 날렸고, 그 중 하나를 귀한 동점 골로 연결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영욱은 "선발로 결정되고 사실 부담이 있었다. 그동안 벤치에 앉아서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며 "그렇지만 가능한 한 편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부산 원정은 이번 시즌 처음이었다. 정규리그가 끝난 이 시점에 부산까지 내려와 경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조영욱은 "내려오는 버스에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선수들 모두 속으로 '경기 내용이 어떻든 결과는 무조건 가져오자'고 다짐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팀 분위기도 그렇고 상대 팀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선수들과 팬들이 있었기에 간절히 뛰어 뒤집을 수 있었다"며 "팬들 자존심에 상처 내지 않으려고 팬을 위해 뛰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조영욱은 지난 4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큰 영광이었지만 팀의 처지를 생각하면 기뻐할 여유도 없었다.

조영욱은 "대표팀은 제게 너무 과분하다"며 "아시안컵을 욕심낼 만한 상황은 아니고 황의조 형 등 좋은 형들에게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가벼운 마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서울이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PO 2차전에서 K리그1 잔류를 확정 지어야 한다.

조영욱은 "유리한 상황이 됐지만 절대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 잘해서 팬들께 꼭 웃음을 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mihy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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