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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현장 리뷰]'베일 2골' 레알, 리버풀 3대1 누르고 3연패 + 13번째 우승

이건 기자

입력 2018-05-27 05:38

수정 2018-05-27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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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2골' 레알, 리버풀 3대1 누르고 3연패 + 13번째 우승
ⓒAFPBBNews = News1

[올림피스키스타디움(우크라이나 키예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마르셀로가 크로스를 올렸다. 그 순간 갑자기 시간이 느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레스 베일이 몸을 눕히며 점프했다. 다리를 쭉 뻗어 볼을 찼다. 카리우스 골키퍼를 넘어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2~3초에 지나지 않은 짧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10초나 되는 듯 했다. '환상 오버헤드킥 골'. 이 골이 레알 마드리드를 유럽 정상으로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리버풀을 누르고 2017~2018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차지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6일 밤(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피스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UCL 결승전에서 3대1로 승리했다. 가레스 베일이 2골을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우승으로 UCL 3연패에 성공했다. 동시에 구단 역사상 1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리버풀은 경기 도중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의 부상 아웃이 뼈아팠다.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헤비메탈 리버풀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경기 초반 레알 마드리드가 자신감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말 뒤에는 자신들도 상대에 겁먹지 않고 강하게 나갈 것이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리버풀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강하게 달려들었다. 최전방 스리톱은 공격을 하면서 수비를 했다. 2선에 있는 미드필더들과 3선 수비수들은 수비를 하면서 공격을 병행했다. 유기적으로 압박을 펼쳐나갔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헤비메탈 축구'였다.

전반 6분 중원에서 과감한 전진패스가 들어갔다. 마네가 잡기 전 나바스 골키퍼가 나와서 겨우 낚아챘다. 1분 뒤에는 아놀드와 살라 그리고 피르미누로 이어지는 패스가 나왔다. 피르미누의 헤딩패스가 라모스를 맞고 뒤로 흘렀다. 아놀드가 쇄도했다. 나바스가 잡아냈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로버트슨의 크로스를 피르미누가 헤딩했다. 빗나갔다.

▶갈 길을 잃은 레알

레알 마드리드는 의도적으로 템포를 죽이려고 했다. 중원에서 볼을 돌렸다. 리버풀의 템포에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별로 소용이 없었다. 여기에 패스 미스도 이어졌다. 그나마 14분 벤제마의 패스를 받은 호날두가 슈팅을 때렸다. 살짝 빗나갔다. 이정도가 레알 마드리드가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갈 길을 잃었다.

반면 리버풀은 전반 22분 로버트슨과 마네, 다시 로버트슨에 이은 패스를 피르미누가 슈팅으로 때렸다. 수비 맞고 나온 것을 아놀드가 재차 슈팅했다. 나바스가 겨우 막아냈다. 리버풀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살라의 눈물

축구의 신은 이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다. 변수를 만들었다. 모하메드 살라였다. 전반 25분 살라는 라모스와 몸싸움 도중 넘어졌다. 어깨로 착지했다. 살라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이 들어간 뒤 간신히 일어났다. 그러나 3분 후 다시 넘어졌다. 부상이었다. 살라는 눈물을 흘리며 나갔다. 클롭 감독은 아담 랄라나를 넣었다. 4-3-3에서 4-4-2로 바꾸었다. 미봉책이었다. 리버풀에서 살라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레알의 반격

살라가 나가자 리버풀은 확실하게 약해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공세를 퍼부었다.

31분 모드리치가 날카로운 슈팅을 때렸다. 신호탄이었다. 33분 카르바할이 부상으로 나갔다. 카르바할은 대체 가능했다. 나초가 들어와 공백을 메웠다.

레알은 볼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그리고는 리버풀을 계속 흔들어댔다. 42분 골네트를 갈랐다. 2선에서 이스코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호날두가 헤딩슛했다. 카리우스가 쳐냈다. 이 볼을 벤제마가 다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망을 흔들었다. 부심은 깃발을 들어올렸다. 호날두, 벤제마 모두 오프사이드였다.

44분 이번에는 벤제마가 크게 크로스를 올렸다. 반대편에서 나초가 슈팅했다. 옆그물을 때렸다. 추가시간 벤제마가 기습 슈팅을 했다.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레알, 불운 그리고 행운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계속 리버풀을 몰아쳤다. 후반 시작 6분 사이에 불운과 행운이 동시에 찾아왔다.

후반 2분 마르셀로가 공격에 가담해 패스를 찔렀다. 이를 랄라나가 걷어내려다가 볼을 골문 앞으로 보냈다. 이스코가 달려들었다. 카리우스 골키퍼 나온 것을 보고 찍어차는 슈팅을 했다. 볼을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다. 불운이었다.

4분 후 레알은 행운의 골을 넣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공격을 펼쳤다. 평범하게 볼이 들어갔다. 카리우스가 여유있게 잡아냈다. 그리고 손으로 수비수에게 던졌다. 벤제마가 달려왔다. 발을 뻗었다. 그 발에 카리우스가 던진 볼이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카리우스와 리버풀 선수들은 항의했다. 심판진은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골로 인정했다.

▶리버풀 집념의 동점골

리버풀은 공세로 나섰다. 골이 필요했다. 강하게 압박했다. 후반 8분 왼쪽에서 밀너가 크로스를 올렸다. 볼은 골문으로 향했다. 바이날둠과 피르미누의 헤딩시도 사이에서 바란이 걷어냈다. 후반 10분 코너킥이었다. 로브렌이 달려와 헤딩슛했다. 나바스가 몸을 던졌다. 바로 앞에서 마네가 슈팅했다. 골이었다. 리버풀은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베일 환상 오버헤드킥골

후반 16분 지단 감독은 교체를 단행했다. 이스코를 불러들이고 가레스 베일을 넣었다. 전술 변화였다. 투톱에서 스리톱으로 바꿨다. 이스코는 리버풀 수비진들에게 고전했다. 이스코가 침묵하자 벤제마와 호날두도 조용했다. 베일을 넣으면서 스리톱 체제를 세웠다. 레알 공격수들은 조금 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골'이 나왔다. 후반 19분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마르셀로가 볼을 잡고 들어갔다. 반대편에 있는 베일을 향해 크로스했다. 베일은 그대로 뛰어올랐다. 오버헤드킥. 골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렸다. 카리우스 손을 지나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골이었다.

▶리버풀 불운에 울다

리버풀은 다시 힘을 냈다. 포기하지 않았다. 시간은 남아있었다. 그러나 불운이 리버풀을 막아섰다. 후반 24분 마네가 기습 중거리슈팅을 때렸다.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다. 3분 뒤에는 피르미누의 슈팅이 카세미루의 팔꿈치에 맞았다. 주심은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리버풀은 골을 노렸다. 그러나 힘이 떨어졌다. 거기까지였다.

▶베일, 쐐기를 박다

경기는 소강상태로 들어갔다. 클롭 감독은 밀너를 빼고 엠레 찬을 넣었다. 그 직후였다. 베일이 중원에서 볼을 잡았다. 기습적인 왼발 슈팅을 때렸다. 카리우스가 손쉽게 잡아낼 수 있는 볼이었다. 그러나 카이루스는 볼을 잡았다가 놓치고 말았다. 골문 안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경기는 이 시점에서 끝났다. 더 이상 시간이 없었다. 리버풀 팬들은 계속 '유 윌 네버 워크 얼론'을 불렀다. 공허한 외침에 지나지 않았다.

주심은 종료 휘슬을 불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였다. 13번째 동시에 3년 연속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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