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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 "교체카드 쓰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최만식 기자

입력 2018-05-16 22:54

서정원 감독 "교체카드 쓰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경기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이 3대0으로 승리하며 8강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나누는 수원 선수들의 모습.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5.16/

"정말 기분좋다. 교체카드 쓰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서정원 수원 감독이 활짝 웃었다.

그럴 만했다. 수원은 16일 울산과의 ACL 16강 2차전에서 3대0으로 대승하며 1차전 0대1 패배를 완전히 뒤집고 8강에 진출했다.

1차전 패배로 가능성이 희박한 수원이었지만 김건희 멀티골 활약과 선수들의 투지가 빛난 경기력을 앞세워 완승을 완성했다.

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쁨을 맘껏 만끽했다. "1차전 패배로 불리한 건 사실이지만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미팅을 하면서 간절한 게 뭔지를 보여주자. 홈팬들 앞에서 모두 쏟아내자고 했다"며 "선수들도 자체적으로도 미팅도 많이 했고, 운동장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이날 경기 중 벤치에서 겪은 기분좋은 일화도 소개했다. "선수들이 힘든 데도 너무 열심히 잘 뛰어서 교체카드를 써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 정도로 상태가 나빠진 선수가 없었다. 지도자 생활 하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다음은 서 감독과의 일문일답 요지.

-2차전 어떻게 준비했나.

▶이전 두 차례 맞대결 통해서 서로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우선 기본에 충실히 하자고 얘기했다. 세컨드볼 싸움에서 모두 이기려고 했고 그게 통했다. 상대가 볼 소유를 못하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체력이 걱정이었는데 11명이 골고루 뛰게 하면서 상대를 제어하도록 한 게 주효했다.

-김건희가 군 입대 전 마지막 홈경기에서 큰 선물을 했다.

▶(김)건희와 미팅을 몇차례 했다. 그동안 상당히 힘들어했다. 시즌 시작 전 23세이하대표팀에 불려가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상당히 가라앉아 있는 상황이었다. 건희는 어린 선수지만 좋은 기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난을 이기면서 성장해야 한다. 그런 아픔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최근에 몸이 좋았기에 믿고 기용했다. 오늘 두 골도 멋지게 때려 넣었다. 이런 계기로 한 단계 올라서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중원에서 조원희가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조원희는 팀에서 어린 선수들이 본받을 만한 선수다. 준비를 정말 많이 한다. 지난 주말 대구전 끝나고 좋은 장면을 목격했다. 숙소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른 선수들은 나가는데 조원희는 혼자 탕에 들어가서 냉탕-온탕을 오가며 몸을 관리하더라. 이런 모습을 후배들이 보았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하는 본보기가 되는 것 같다. 코치진은 그런 선수를 보고 경기를 뛰게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원희는 근래에도 예전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

-8강에 올랐는데 준비할 시간이 남았다.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월드컵 휴식기때 우선 그동안 잘 되지 않은 부분을 가다듬어야 한다. 7년 만에 8강에 진출한 만큼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부족한 포지션도 보충을 해야 할 것이다. 착실하게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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