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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현장스토리]샤카 형제, 눈물겨웠던 런던의 밤

이건 기자

입력 2016-09-29 06:24

샤카 형제, 눈물겨웠던 런던의 밤
그라니트 샤카(왼쪽) ⓒAFPBBNews = News1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아스널과 FC바젤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28일 밤 영국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샤카 형제에게는 우울한 밤이었다.



이날 경기는 샤카 형제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형인 툴란트 샤카(25)는 바젤의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한 살 아래 동생 그라니트 샤카(24)는 아스널 옷을 입고 출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둘의 맞대결은 이미 6월 한 차례 열렸다. 6월 11일 프랑스 랑스. 툴란트는 알바니아 유니폼을, 그라니트는 스위스 유니폼을 입고 격돌했다.

둘의 부모는 알바니아 출신이다. 툴란트와 그라니트는 모두 스위스 바젤에서 나고 자랐다. 둘 다 스위스 17세, 19세, 21세 대표팀을 거쳤다. FC바젤에서 2시즌 동안 함께 뒤기도 했다.

2013년 10월 둘의 운명이 엇갈렸다. 형 툴란트가 부모의 나라인 알바니아를 선택했다. 12월 알바니아 시민권을 취득했다. 2014년 3월 몰타와의 평가전에서 알바니아의 유니폼을 입고 나섰다. 동생 그라니트는 계속 스위스에 남았다. 2012년 독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로 소속팀을 옮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3500만파운드에 아스널로 둥지를 바꿨다.

6월 형제의 첫 맞대결에서는 그라니트가 웃었다. 그라니트는 중원을 누비며 스위스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MVP로도 선정됐다. 툴란트는 후반 16분 교체아웃됐다.

3개월 뒤 둘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 툴란트는 바젤이 들고 나온 스리백의 중앙에 섰다. 하지만 알렉시스 산체스, 시어 월콧, 알렉스 이워비로 이어지는 발빠른 공격수들을 막을 수 없었다. 전반에만 2골을 내주고 말았다. 특히 두번째 골을 내줬을 때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라니트는 아스널 팬들의 야유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라니트는 올 시즌 RPL에 5경기에 출전했다. 선발 출전은 단 2경기에 불과하다. 산티 카솔라와 프란시스 코클랭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이날 선발 출전은 코클랭의 부상 공백 때문이었다. 아스널 팬들은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 상태다. 3500만파운드짜리 선수가 벤치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라니트가 볼을 잡을 때마다 아스널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그라니트에 대한 실망 그리고 그를 데려온 아르센 벵거 감독에 대한 불만이 섞여 있었다. 그라니트에게는 힘겨운 90분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아스널이 2대0으로 승리했다. 툴란트와 그라니트는 서로 끌어안았다. 그렇게 형제는 런던의 힘겨운 밤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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