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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50일'김성조 한체대 총장,화두는 평창+스포츠한류

전영지 기자

입력 2015-04-0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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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50일'김성조 한체대 총장,화두는 평창+스포츠한류
사진=전영지 기자

"우리 학생들 MT 현장에 같이 한번 가보지 않으렵니까."



김성조 한국체육대학교(이하 한체대) 총장이 불쑥 제안했다. 27일 취임 50일을 기념해 인터뷰를 하던 자리였다. 인터뷰 직전 태권도학과에서 김 총장을 강촌 MT 현장에 초대했다. 인터뷰 일정 때문에 고사했지만, '총장님'의 마음은 영 편치 않았다. 봄날 총장실 인터뷰는 졸지에 강촌행 동행 취재가 됐다. 차량도 의전용 세단 대신 다인승 SUV를 택했다. "MT는 SUV를 타고 가야 제맛이죠." 3선 의원 출신 총장님은 따뜻하고 소탈했다. ▶한체대의 비전 '스포츠 한류의 메카'

1월 6일 제6대 총장 임용후보자 선거에서 3선 의원 출신 김성조 후보는 47명의 투표인단으로부터 36표의 절대지지를 받았다. 한체대 총장 임용 추천위원회는 지난달 7일 교육부에 제6대 총장 임용후보자로 최다득표한 김 의원을 1순위로 추천했다. 한체대가 스스로 뽑은 후보들이 교육부의 최종 심의에서 4차례나 줄줄이 낙마하는 수모를 겪은 후다. 지난달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 4전5기, 사상 유례없는 최장기 국립대 총장 부재 사태가 햇수로 2년만에 막을 내렸다. 2013년 3월12일 김종욱 전 총장 임기만료 이후 무려 23개월만이다. 지난달 5일 '김성조 제6대 한체대 신임총장'의 임기가 시작됐다. 2월 졸업식, 3월 입학식에선 '대행' 꼬리표가 떼어진 한체대 총장 명의의 졸업장이 전해졌다. 지난 2일 한체대는 김 총장의 취임을 기념해 비전 선포식도 가졌다. 바쁜 일정을 쪼개 사회체육학과, 특수체육학과 등의 MT 현장도 깜짝 방문했다. "학생들에게 야구 점퍼를 선물로 받았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며 자랑(?)했다. "그래도 초선의원 때보다 초임 총장이 조금 낫다"며 웃었다. "12년간 국정을 들여다봤던 경험이 있으니까, 학교 행정도 그 연장선에서 가능하다. 40대 초반 때 패기는 넘쳤지만, 지금의 경험과 연륜은 없었던 것같다"고 설명했다.

강촌 A리조트에서 진행된 MT 현장, 총장님의 깜짝 방문에 태권도학과 신입생, 교수들의 표정에서 반가움과 기대감이 감지됐다.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태권도학과답게 절도 있는 인사가 강당을 쩌렁쩌렁 울렸다.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김 총장은 '비전' 이야기부터 꺼냈다. "여러분, 우리학교의 비전이 뭔지 아십니까?" 김 총장은 태권도학과 신입생들에게 "스포츠 한류의 메카"라는 비전을 설파했다. "우리 학교가 스포츠 한류의 메카로 우뚝 서는 데 태권도학과, 여기 있는 여러분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한체대, 평창에 기여해야 한다

김 총장은 요즘 '평창'에 꽂혀 있다. "우리 대학이 평창에 기여해야 한다. 국가기관으로서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김 총장은 지난 1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6차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올림픽대회 지원위원회(이하 대회지원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했다. "6일 이완구 총리가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평창올림픽 관련, 우리학교의 준비상황을 체크하셨다. '김 총장도 평창준비위원회 멤버로 합류하라'고 지시하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구 대륜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김 총장은 16,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예산결산위원회 간사,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지냈다. 정계, 경제계, 학계의 자타공인 '마당발'이다.

김 총장은 한체대 동계종목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미 2년 전부터 했어야 하는 일인데, 총장 부재가 길어지면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다. "한체대는 늘 올림픽 전체 메달의 3분의 1 이상을 획득해왔다. 평창에선 그것보다 목표를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평창올림픽이 성공하려면, 당연히 자국 선수의 성적이 나야 한다. 우리학교가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 학교의 동계관련 종목 선수는 한학년에 2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는 동계 종목만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도 있다고 들었다. 한학년에 20명은 너무 적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정원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고, 자구책으로 다른 학과 정원을 줄여서라도 동계 선수를 늘려보려 애쓰고 있지만, 쉽지 않다. 국익을 위한 대의명분에서 국가가 이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평창올림픽까지 3년의 시간이 남았다. 3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올림픽 기간동안 한시적이라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평창조직위와 협의해 경기 진행은 물론, 자원봉사 참여 및 교육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점심식사 자리, 김 총장을 향해 기다렸다는 듯 태권도학과 교수들의 제안과 민원이 쏟아졌다. "총장님, 뉴욕주립대와 교환학생 등 교류를 원하는데 기숙사 공간이 부족합니다" "스포츠 한류와 관련해 중국에 한체대 태권도학과 분교도 검토해보셨으면 합니다." 김 총장은 현장의 소리에 귀를 열었다. 30분여의 점심시간 내내 난상토론이 진행됐다. 김 총장을 수행한 육조영 한체대 생활체육대학장은 "국립대는 늘 재정난에 시달린다. 그래도 이렇게 마음껏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총장님이 생겨서 감사하다. 교수, 학생들의 사기도 전과는 다르다. 학내 분위기도 좋아졌다"며 웃었다.

강촌 깜짝 MT 미션을 마친 총장님이 다음 일정을 위해 시계를 봤다. "평창조직위원회 회의에 늦지 않게 가야 한다"며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강촌=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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