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해마다 치른 국제대회, 느낌은 매번 다르다. 2011년까진 박지성(34·은퇴)과 이영표(38·은퇴)의 그늘 밑에 숨어 있어도 됐다. 런던에선 눈빛만 봐도 통하는 '황금세대' 멤버들과 호흡했다. 브라질월드컵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이 180도 바뀌었다. 새 감독 아래 새 얼굴들이 많이 발탁됐다. 어깨를 짓누르는 '캡틴'의 책임감도 그렇지만,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 큰 타격을 받았다. 오른정강이와 발목 사이 실금이 간 이청용(27·볼턴)과 오른팔꿈치 내측인대 파열된 구자철(26·마인츠)이 대회 초중반 부상으로 귀국했다. 축구인생의 다섯 차례 메이저대회 중 가장 힘든 건 이번 아시안컵이다. 기성용은 28일 호주 시드니의 코가라 오발에서 결승전 대비 첫 공식 훈련을 소화한 뒤 "남아공월드컵과 런던올림픽과 비교하면 지금이 훨씬 힘들다. 이번 대회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많이 빠졌다. 공격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꺼번에 선수들이 빠져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딛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뿌듯함이 앞섰다. 기성용은 "그것(힘든 상황)을 끌고 결승까지 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