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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즈베키스탄] 숨막히는 0의 행진 끊은 김진수-차두리

입력 2015-01-22 18:52

수정 2015-01-22 19:17

 숨막히는 0의 행진 끊은 김진수-차두리
ⓒAFPBBNews = News1

답답했던 흐름을 좌우 풀백이 깼다.



김진수(23·호펜하임) 차두리(35·FC서울)가 슈틸리케호를 4강으로 이끌었다. 김진수는 22일(한국시각) 멜버른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벡과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반 14분 손흥민(23·레버쿠젠)의 헤딩 결승골을 도왔다. 차두리는 우즈벡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던 연장후반 14분 손흥민의 왼발 추가골을 이끌어내면서 2대0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김진수는 조별리그 3경기 내내 가시밭길을 걸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 출전했다.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왼쪽 풀백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평가는 '기대이하'였다. 활발한 오버래핑을 통한 측면 돌파와 찬스 만들기는 합격점이었다. 그러나 수비가 문제였다. 공격이 끊긴 뒤 수비 가담이 늦어지면서 공간이 잇달아 발생했다. 본연의 임무인 수비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조별리그 3경기 내내 김진수는 김창수(30·가시와)와 함께 수비 불안의 한 축으로 지목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진수에 대한 신뢰를 이어갔다. 그가 보여준 공격적인 재능에 포커스를 맞췄다. 수비 불안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조별리그 3경기 무실점을 기록한 수비라인의 팀 플레이에 주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선발 라인업 왼쪽 측면 자리에 김진수의 이름을 써넣었다.

슈틸리케호는 우즈벡과 피나는 싸움을 벌였다. 전후반 90분 내내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연장전반 초반까지 공세를 이어가던 슈틸리케호는 막판이 되면서 위기에 몰렸다. 그대로 연장전반이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찰나의 순간 '본능'이 꿈틀거렸다. 연장전반 14분 우즈벡 수비수가 볼을 끄는 사이, 김진수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볼을 빼앗았다. 당황한 우즈벡 수비진을 헤집고 문전 왼쪽까지 치고 들어간 김진수는 지체없이 중앙의 손흥민에게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천금의 결승 헤딩골을 만들어냈다. 이 골로 슈틸리케호는 반 세기 만의 아시아 정벌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차두리의 투혼도 빛났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던 차두리는 후반 중반 김창수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치지 않는 체력과 풍부한 경험으로 우즈벡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우즈벡의 총공세 속에 흔들리던 연장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거침없는 드리블 끝에 손흥민의 추가골을 도왔다. "다음 대회 때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보면서 '아 내가 나이가 많이 들어서 큰 대회를 잘 치렀구나'하고 뿌듯하게 여길 수 있다면 끝이다." 자신과의 다짐을 통쾌한 도움으로 증명해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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