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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대표팀, 결국 태극전사들이 풀어야 한다

김성원 기자

입력 2014-09-02 16:28

수정 2014-09-03 06:36

어수선한 대표팀, 결국 태극전사들이 풀어야 한다
한국 A대표팀이 2일 오후 경기도 파주 NFC(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가졌다. 차두리와 이청용 등 선수들이 볼뺏기 훈련을 하고 있다. A대표팀은 이날 소집돼 오는 5일과 8일 각각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한편 대표팀 감독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이 코치로 9월 A매치서 대표팀을 이끈다. 파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9.02.

선장이 없다. 그래도 닻을 올렸다.



그들을 이끌던 홍명보 감독은 없다. 사령탑은 공석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아픔도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축구는 계속되고, 태극전사들은 다시 달려야 한다. 내년 아시안컵에 이어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이 시작된다. 새로운 출발이다.

A대표팀이 2일 브라질월드컵 후 첫 소집돼 담금질에 들어갔다. 성남 감독을 지낸 신태용 코치(44)가 홍 감독을 보좌한 박건하 코치(43), 김봉수 골키퍼 코치(44)와 함께 벤치에서 호흡한다. A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베네수엘라, 8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벌인다. 추석 연휴 기간 벌어지는 A매치 2연전이다.

태극마크의 위기다. 한국 축구는 브라질월드컵에서 16년 전으로 돌아갔다. 1무2패를 기록, 1998년 프랑스대회 이후 처음으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H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새롭게 기술위원회가 꾸려졌고, 차기 A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위한 협상이 한창이다.

감독이 없는 것은 아킬레스건이다. 짧은 기간의 소집이라 분위기도 다소 혼란스럽다. 그러나 구원의 손길은 없다. 어두운 터널에서 스스로 빛을 찾아야 한다. 태극전사들의 몫이다.

브라질월드컵의 고통도 품에 안아야 한다. 22명의 소집 명단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명이 브라질을 경험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한국영(카타르) 구자철(마인츠) 이근호(상주) 이범영(부산) 김창수(가시와) 김영권(광저우 헝다) 곽태휘(알힐랄) 이 용(울산) 박종우(광저우 부리)다. 여전히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베테랑' 이동국(전북)과 차두리(서울), 중동을 누비고 있는 이명주(알아인) 남태희(레퀴야) 등이 가세하면서 새 바람도 기대하고 있다.

과연 브라질월드컵의 후유증을 어떻게 털어낼 수 있을까. 일단 태극전사의 각오는 묵직했다. 기성용은 "주어진 결과를 다 떠나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어야 한다"며 "주어진 역할과 환경에 적응하겠다. 다들 좋은 경기를 하려고 한다. 모두 그럴만한 이유들도 있다. 준비를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청용은 "아직 감독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어떤 분위기일지 잘 모르겠다. 그런 부분에서는 이번 A매치가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미스터 쓴소리'로 할 말은 했다. 하지만 본분은 잊지 않았다. 그는 "월드컵은 끝났다. 이제는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최근에 좋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친선경기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고 했다.

손흥민도 "브라질월드컵 실패가 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됐다. 많은 팬들의 시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이번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남미의 강팀이니만큼 많지 않은 시간이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2년 9개월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차두리는 "한국 축구가 브라질월드컵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게 내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월드컵 출전 여부를 떠나 모두가 '반전'을 꿈꾸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신태용 코치도 동색이었다. "선수들에게는 희생정신을 발휘하도록 요구하겠다. 아직 한국 축구가 죽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주겠다. 노장과 신예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개개인 면담을 통해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적인 축구를 펼쳐보이겠다."

한국 축구가 방황하고 있다. 위기가 곧 기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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