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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의 질주가 반갑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14-04-20 14:22

수정 2014-04-21 07:21

홍정호의 질주가 반갑다
홍정호. 아우크스부르크(독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빅리그 최초의 센터백'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가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홍정호는 19일(한국시각)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임풀스 아레나에서 끝난 헤르타 베를린과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1라운드 홈경기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홍정호의 활약 속에 팀은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바이에른 뮌헨전과 호펜하임전에 이어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다. 주전 수비수 라그나르 클라반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홍정호의 입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클라반과 짝을 이뤄 중앙수비진을 구축했다.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의 신임 속에 주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최근 3경기의 내용을 살펴보면 갈수록 안정감을 더하는 모습이다.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마리오 만주키치, 클라우디오 피사로 등 특급공격수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홍정호의 활약을 앞세운 아우크스부르크는 바이에른 뮌헨의 막강 공격진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사적인 1대0 승리를 거뒀다. 호펜하임전에서 0대2로 패했지만, 홍정호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헤르타 베를린전은 홍정호의 강점을 모두 볼 수 있는 경기였다. 홍정호는 안정적인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 본능을 과시했다. 특히 후방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돋보였다.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을 보면 홍정호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83차례의 패스를 했다. 볼터치도 106번이나 됐다. 득점 찬스는 물론 측면 돌파까지 다양한 모습도 보여줬다. 홍정호는 경기 후 독일 일간지 빌트로부터 평점 3점을 받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동료 골키퍼 마르빈 히츠(2점)에 이어 양 팀 통틀어 두 번째로 좋은 평점을 받았다. 빌트는 1~6점으로 평점을 매기며, 낮을수록 뛰어난 활약을 의미한다.

홍정호는 지난해 9월 제주 유나이티드를 떠나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중앙 수비수가 유럽의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 여부에 물음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중앙 수비수는 팀 수비를 리드해야 한다.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모두 완벽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중앙 수비수는 한번 자리가 잡히면 좀처럼 변화를 주지 않는다. 차분히 기다린 홍정호는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차세대 중앙수비수에서 '팀의 현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홍정호의 계속된 출전은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호에게도 희소식이다. 홍정호는 김영권(24·광저우 헝다)과 함께 브라질에서 대표팀 수비를 이끌 중앙수비수다. 수비수는 확실히 실전 감각이 중요하다. 홍정호는 유럽 최고의 선수를 상대로 소중한 경험을 더하고 있다. 그래서 홍정호의 질주가 반갑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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