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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아픈 다리로 80m 전력 질주, 황희찬의 결승골 비하인드

박찬준 기자

입력 2022-12-03 07:49

수정 2022-12-0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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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다리로 80m 전력 질주, 황희찬의 결승골 비하인드
황희찬이 2일(한국시간 3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2.03/

[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살짝 아팠다. 여전히 정상은 아니었다. 어떻게 되도 상관이 없다는 마음으로 뛰었다. 후반 추가시간, 흥민이형이 볼을 잡았다. 수비에 가담했던터라, 너무 멀다 싶었다. 그냥 달렸다. 거리가 무려 80m에 달했다. 흥민이형이 수비를 끌어주고 기다리는 부분을 감안, 믿고 뛰어들어갔다. 마지막 수비 뒷공간을 빠져들어가는 순간, 기가막힌 패스가 들어왔다. 패스길이 거기 뿐이었지만, 딱 거기로 왔다. 절대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마무리를 했다.



16강을 확정지은 '황소' 황희찬(울버햄턴)의 결승골 비하인드였다. '알라이얀의 기적'이었다.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대한민국이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2002년 포함해 역새 세 번째 조별리그 통과의 대역사다. 쉽지는 않았다. 무조건 이겨야 희망이 있었다. FIFA 랭킹 9위 포르투갈(대한민국 28위)은 H조의 최강이다. 그 파고를 넘었다.

4년 전 '카잔의 기적'에 이어 대한민국이 또 한번 새 역사를 탄생시켰다. 대한민국이 3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김영권과 황희찬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2대1로 역전승했다.

결승골을 넣은 황희찬은 드라마를 썼다. 이번 대회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1, 2차전에 결장했다. 3차전 출전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극적으로 경기장을 밟았고, 16강을 결정짓는 결승골까지 넣었다.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컸던 황희찬이었다. 그를 깨운 것은 흥민이형, 그리고 동료들이었다. 황희찬은 "경기에 투입되기 전, 흥민이형이 오늘 네가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하셨다. 교체로 들어갈때부터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동료들이 해줘서 듬직했다. 1, 2차전 못뛰어서 힘이 되고 싶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서 기쁘다"고 했다.

이어 "두 경기에서 못나오는 동안 동료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많이 나왔다. 두번째 경기 끝나고 이제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 뭐라도 하자고 생각하고 그런 각오로 준비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부상에서 회복했고, 경기에 나왔다. 너무 감동이었다. 많은 국민이 응원해주는걸 알기에 힘이 났다. 검사 결과가 월드컵 기간 보다 더 길었던 것은 사실이다. 의무팀과 동료들이 믿음을 줬고, 그래서 그 기간보다 빠르게 회복해서 돌아오고 좋은 결과 만들어내서 기쁘다"고 했다.

생애 첫 월드컵 득점, 너무나 기다렸던 순간이지만 막상 골이 들어가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는 "너무 자랑스럽고, 너무 힘들고, 기쁘고 감사했다. 동료들 뛰어오고 팬들이 응원해주는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생각들이 났다"며 "세리머니를 해달라고 지인들이 요청했는데 하나도 생각 안나더라. 미안했다. 이기는게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웃었다.

황희찬은 이제 16강을 정조준하고 있다. 물론 아직 몸은 100%가 아니지만, 팀을 위해 하나의 옵션이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황희찬은 "브라질 상대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고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더 잘준비하고 이기는데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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