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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감정 컨트롤 쉽지 않아"…서현진, '카시오페아'에 꾹꾹 눌러 담은 인생 최고의 열연(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2-05-17 15:46

수정 2022-05-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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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 컨트롤 쉽지 않아"…서현진, '카시오페아'에 꾹꾹 눌러 담은 인…
영화 '카시오페아' 언론시사회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배우 서현진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삼성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5.1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명품 배우와 명품 감독의 만남은 역시 옳았다. 충무로 스토리텔러 신연식 감독은 진정성 있는 최고의 이야기를 만들었고 배우 서현진과 안성기는 데뷔 인생 최고의 열연을 펼쳤다. 작지만 거대한 울림을 주는 마스터피스의 탄생이다.



변호사, 엄마, 딸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여자가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며 아빠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특별한 동행을 담은 휴먼 영화 '카시오페아'(신연식 감독, 루스이소니도스 제작).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카시오페아'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첫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능력 있는 변호사에서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수진 역의 서현진, 그리고 신연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알츠하이머로 인해 어린아이가 되어 가는 딸 수진을 옆에서 지키는 아빠 인우 역의 안성기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카시오페아'는 '동주'(16, 이준익 감독)의 각본과 '페어 러브'(10) '러시안 소설'(13) '배우는 배우다'(13) '조류인간'(15) '프랑스 영화처럼'(16) '로마서 8:37'(17) 그리고 최근 송강호 주연의 '1승' 촬영을 끝낸 신연식 감독의 차기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탄탄한 필력과 섬세한 연출력, 독특한 세계관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신연식 감독은 '카시오페아'로 5년 만에 감독으로 컴백해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6월 극장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카시오페아'는 모두가 믿고 보는 '국민 배우' 안성기와 '흥행퀸' 서현진의 첫 부녀 호흡으로 작품의 결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인생작을 경신하며 명품 연기를 선보이는 서현진이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딸 수진 역을, 아픈 딸을 곁에서 지키는 아빠 인우로 변신한 안성기의 애틋하고 절절한 부성애는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명품 연기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이날 서현진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은 것은 2년 전이었다.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읽으면서도 중반 부터 울면서 봤다. 배우로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 것도 없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무섭다고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2년이 흐른 뒤 막상 촬영이 닥쳤을 때는 못하겠더라. 리딩을 하고 나니 또 무서워서 못하겠더라. 겁도 없이 하겠다고 한 것 같았다. 신연식 감독에게 울면서 통화했던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여야 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환우와 만나서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커서 영상을 통해 만났다. 주변 지인 중에 알츠하이머를 겪은 분이 있어서 내가 본 경험으로 연기에 참고하려고 했다"며 "촬영하는 동안 감정 컨트롤이 전혀 안됐다. 굉장히 역할과 많이 붙어 있었고 자면서도 울며 깨는 적이 많았다. 알츠하이머로 돌아가신 분도 있어서 그 분 생각이 많이 났다. 그 분을 만나는 과정과도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연식 감독은 "쉬운 장면이 하나 없다. 서현진이 힘든 장면을 모두 소화해야 했다. 늘 자신이 없다는 호소를 많이 했지만 촬영 들어가면 너무 잘 소화해서 자신 없다는 말을 점점 안 믿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운 연기를 단 한순간도 긴장 놓치 않고 훌륭하게 해낸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성기와 부녀 호흡을 맞춘 소회도 전했다. 서현진은 "안성기 선배와는 굉장히 신기한 경험을 했다. 영화 속에서 함께 차를 타고 가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실제 안성기 선배와 연기를 하는지 극 중 인우와 연기를 하는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신기한 경험, 체험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톤의 목소리가 나오더라"고 곱씹었다.

신연식 감독은 "'인턴'(15,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라는 작품을 재미있게 봤다.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케미가 좋았다. 이번 작품에서 안성기 선배가 서현진과 부녀 호흡을 맞추길 바랐다. 안성기 선배와는 '페어 러브' 이후 꼭 다시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서현진은 엄마로서, 딸로서 모든 역할을 소화해야 했다. 배우마다 가지고 있는 특유의 질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서현진이 가진 질감이 무거운 우리 영화의 분위기를 많이 상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의 이런 판단은 맞았던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소중한 관계는 살면서 인식을 잘 못한다. 관계와 관계 사이에 인식하지 못하지만 끊임없이 영향을 준다. 이런 관계가 길을 잃지 않는 카시오페아 같은 관계가 아닐까 싶다. 가장 가까운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카시오페아'는 안성기, 서현진, 주예림 등이 출연했고 '페어 러브' '러시안 소설' '배우는 배우다' '조류인간'의 신연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6월 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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