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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을 관통한 키워드 '우먼파워'…동반자·주체로서 화려하게 빛났다!

이정혁 기자

입력 2021-11-28 14:45

수정 2021-11-2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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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을 관통한 키워드 '우먼파워'…동반자·주체로서 화려하게 빛났다!
제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6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김선영이 문소리, 장윤주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여의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1.26/

당당하다. 강인하다. 지난 26일 열린 제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관통한 키워드는 '우먼파워'였다.



연출, 제작 등 각 분야에서 막강 우먼파워를 과시해온 이들이 청룡 트로피를 품에 안는 순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던 지난 시간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카메라 앞 꽃이 아니라, 동반자로서 또 주체로서 빛난 그녀들이 있었기에 제42회 청룡영화상은 더욱 빛나고 새로웠다.

▶강혜정·김선영, '눈물 반 호흡 반'의 수상소감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문소리와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김선영, 최우수작품상 강혜정 영화사 외유내강 대표. 이 3인의 공통점은 '남편을 감독으로 두고 사는…. 다음 생에 다시 반복하고 싶은 않은'(강혜정 대표의 2019년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 소감)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의 영화 인생은 단순(?) 동반자 차원을 뛰어넘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열정의 시간들이었다. 코로나19로 급변한 제작 환경과 싸워가며, 자칫 세상의 빛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을 영화에 인공호흡을 해가며 결국 청룡 무대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1993년 영화워크숍에서 류승완 감독을 만난 강혜정 대표는 5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2005년 외유내강을 세운 뒤 다수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지난 2002년 제21회 청룡영화상에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신인감독상을 받은 류승완 감독은 청룡과 인연이 깊었다. '부당거래'(2011년) '베테랑'(2015년)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이때마다 대리 수상자로 나섰던 강혜정 대표는 청룡 무대가 익숙하기도 할텐데, 올해 처음 콧물 섞인 눈물까지 흘렸다. "기억나는 이름은 361만 관객들"이라며 거리두기 4단계 속 극장 개봉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이겨낸 심정을 전했다.

또 넷플릭스 등 OTT의 격랑을 맞이하는 심정을, "저는 촌스럽게 그냥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항상 깨어서 더 열심히 만들겠다"는 말로 표현했다.

'세자매'의 김선영 또한 마찬가지 .메가폰을 잡은 감독이자 남편 이승원 감독을 시상식(감독상 후보)까지 이끈 그녀는 "너무 작은 영화인데 청룡영화상 5개 부문이나 노미네이트 됐다"고 환호하는 사이사이 오열했다.

이날 '내가 죽던 날'로 우먼파워를 입증한 신인감독상의 박지완 감독 또한 "요즘 사실 내가 엄살을 많이 떨어서, 그러지 말고 정신차리라고 이 상을 주신 것 같다"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젠더리스 패션' 문소리(Feat.홀리뱅)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문소리는 이날 드레스 대신, 오프숄더 수트 패션으로 레드카펫을 장식했다. 블랙의 젠더리스 패션으로 강렬한 매력을 과시했다.

영화 '세자매'의 공동제작자이기도 한 문소리는 전혀 예상을 못한 듯 "아우 깜짝이야"라고 무대에 오른 뒤, "우리 딸들이 폭력의 시대나 혐오의 시대를 넘어 당당하고 환하게 웃으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영화다. 윤여정 선생님, 아까 멋진 무대 보여준 홀리뱅 언니들, 그런 멋진 언니들이 있어서 우리 딸들의 미래가 조금 더 밝은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어 남편 장준환 감독을 향해 "감독님 머릿속에 있는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는 확신한다"고 통 큰 격려의 메시지까지 전했다.

한편 문소리가 언급한 이날 최고의 무대로, 제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후끈 달군 또 다른 '걸크러시 언니들'은 홀리뱅이었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우승팀 홀리뱅은 27일 부산 등 자체 공연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이날 청룡의 무대를 빛내기 위해 어렵게 나들이, '베놈'과 '에너지'에 맞춰 파워풀한 동작을 선보여 영화 배우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들의 축하공연 영상은 28일 오전 10시 현재 약 29만 클릭을 받는 등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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