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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혜령파, 생길 줄 몰랐어요"..'결사곡2' 이가령, 임성한 믿음 증명(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8-03 10:56

수정 2021-08-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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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혜령파, 생길 줄 몰랐어요"..'결사곡2' 이가령, 임성한 믿음 증…
사진=개인프로필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가령(33)이 '결사곡2'로 공백기의 아픔을 씻고 다음 스텝으로 나아간다.



TV CHOSUN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국2'2'(Pheobe(피비, 임성한) 극본, 유정준 연출, 이하 '결사곡2')는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 이가령은 아름답고 똑 부러진 성격의 아나운서 출신 라디오 DJ이자 판사현(성훈)의 아내인 부혜령을 연기하며 안방에 '부혜령파'와 반대파를 동시에 만들어냈다. 최근 회차에서는 판사현과의 이혼을 선택한 뒤 이혼 사유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는 '사이다 엔딩'으로 박수를 받았다.

이가령은 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최종회를 앞둔 '결사곡2'를 보내는 소감을 밝혔다. 이가령은 "마지막에 임팩트가 셀 것"이라고 귀띔하며 "'와 이렇게 끝난다고?'하실 거다. '잉?'하다가 '우와!' 이렇게 변화한다. '잉?'에서 '어?', 그리고 '우와!'가 된다"고 말했다. 최종회의 경우, 등장하는 인물들만 결말에 대한 대본을 받은 상황. 아무도 결말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가령은 "방송을 기대해달라"고 해 '결사곡2'에 푹 빠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결사곡'은 시즌2로 넘어오며 판사현과 송원(이민영)의 불륜 행각 속 분노를 유발해왔다. 이가령이 연기한 부혜령은 시즌1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시즌2에서는 응원이 쏟아지고 있는 것. 특히 최근 방송에서는 판사현에게 이혼을 선언해준 뒤 기자회견을 통해 통쾌한 복수를 해내며 사이다를 선사했다.

이가령은 "시즌1에서는 욕도 엄청 먹었었다. 혜령이가 나쁜 짓을 한 것들이 너무 빌드업이 많이 됐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신들이 있었다. '나가서 자라'고 하거나 반찬을 버리는 신도 그랬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판사현이 제일 나쁘지 않나. 밖에 나가서 애까지 만들어 왔다"며 "이번에 방송을 보면서 '역시 부혜령이야! 그럴 줄 알았어!'라는 응원도 받았다. 대본을 보면서 저도 '그래, 뒤통수는 이정도 쳐야지! 이게 당연하지!'라고 생각했었다. 가장 현명한 복수를 한 거 같다. 배우 입장에선 '송원과 싸우려나?'했었는데, 기자회견을 하니까 훨씬 더 멋진 거 같았다. '굳이 너랑 말 섞고 싸워서 뭐해? 너네 그렇게 된 거, 나는 이런식으로 하고 끝낼래!'하는 게 혜령이의 복수고 혜령이스러운 거 같다"며 밝게 웃었다.

때문에 '부혜령파'들도 마음 놓고 웃을 수 있게 됐다. 이가령은 "제가 예상치 못했던 것은, 부혜령 팬들이 생길 줄 몰랐다는 거다. 시즌1 때 계속 미움을 받아서 캐릭터임에도 마음이 안 좋았고, 너무 우울했다. 그런데 시즌2에서는 캐릭터지만, 혜령이로서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그렇고 뭔가 더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고, 조금이라도 내편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생길 줄은 몰랐다. 길에서도 만나는 분들이 응원을 해주시고, 어르신들은 싫어하실 줄 알았는데 '그래도 혜령이가 괜찮아!'라고 해주시면 너무 큰 힘이 됐다. '내일은 더 열심히 해야지!'하는 마음이었다. 제가 항상 부족해서 칭찬을 받고 싶었는데, 댓글로라도 '부혜령 좋아요!'해주시거나 식당에서라도 '부혜령 최고야!'해주시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사랑받기 시작한 지금, 드라마가 끝나가는 이 상황이 이가령으로서는 가장 슬픈 일. 현재 시즌2의 촬영까지 모두 종료됐기에 아쉬움은 더 짙어졌다. 이가령은 "너무 아쉽다. 그 생각이 정말 먼저"라며 "지금은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고 좋다.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내일 볼 대본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일이다. 7년간 모델 일을 하면서는 늘 눈을 뜨는데 내일 할 일이 없었다. 눈을 뜨면 내일이 없는 것"이라며 "지금도 끝나고 TV를 보는데 너무 연기가 하고 싶다. 촬영장에 너무 가고 싶다. 이런 느낌은 제가 처음 느껴본 거다. 사실 그동안은 항상 촬영장에 못 갔으니, '가보고 싶다'의 마음이었는데, 드라마가 끝나고 얼마 안됐는데도 연기 공부를 위해 드라마를 보면서도 '나도 촬영장 가고 싶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8년 공백기, 모델로 활동하면서도 연기를 꿈꾸며 하루 하루 버텨왔던 이가령에게 임성한 작가는 '꿈'이자 '원동력'이었다. 이가령은 "'작가님이 언젠가 작품을 하시겠지'하는 생각이 아니라, 저에게 오디션 기회를 준 것에 대한 확신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제가 이 일을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뭔가 하나의 계기점이 된 거 아니냐. 제가 '흙 속의 진주'라는 것은 아니지만, 저의 뭐라도 발견을 해주신 것이 너무 감사하다. '작가님이 그때 잘 봐주셨던 것이 맞다'고 증명하고 싶다는 그 마음 하나로 버텼다. 그게 10년이 됐든, 언제가 됐든, 작가님처럼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이 있을 거라는 기대보다 확신을 갖고 '보여드리겠다'고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가령은 2012년 '신사의 품격'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이래 '주군의 태양' 등에 출연하며 배우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지만, 임성한 작가의 전작인 '압구정 백야'에서 백야로 캐스팅 됐다가 다른 배역으로 교체됐고, '불굴의 차여사'에서는 촬영 도중 하차하기도 하는 아픔을 겪었다. 때문에 지금의 복귀가 이가령에게는 더 소중한 일.

이가령은 "'작가님이 아니었다면, 내가 언제 복귀를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스크레치가 한 번 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힘들었다. 이 업계에선 그런 게 너무 심하니까. 그래서 이런 기회가 언제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 모든 것을 작가님이 총대를 매고 하신 거나 다름이 없다. 1년에 한 신 두 신 찍었던 저를 또 다시 믿어주신 거다. '한 번 해봐'라고 해주시고 믿어주신 것이 감사했다. '임성한 작가님이 아니라면, 내가 이 일을 언제 하겠나' 싶은 그런 느낌이다. 만약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저는 또 다시 기다리고 있을 거 같다"고 했다.

현재 소속사가 없는 이가령은 활동을 위해 이제 다음 스텝을 고민할 예정. 이가령은 "지금 저는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상황이다. '나의 미래'에 대한 계획. 직장인처럼 '이 사업을 끝내겠어!'가 아니라,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그 생각을 항상 갖고 목표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작품을 두개, 세개, 쉬지 않고 할래!'가 아니라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느낌이 없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결사곡2'는 오는 8일 종영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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