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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보22팀 for WCG' 만든 홍진호와 걸그룹 우아!, "우리 케미 이렇게 만들어졌죠"

남정석 기자

입력 2020-11-29 16:48

수정 2020-11-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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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보22팀 for WCG' 만든 홍진호와 걸그룹 우아!, "우리 케미…
홍진호와 신예 걸그룹 우아 멤버들은 페이크 다큐 '홍보22팀'을 통해 WCG를 널리 알리는 한편 대회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를 주기도 했다. 7개의 에피소드는 유튜브와 SNS 등에서 1000만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왼쪽부터 루시, 나나, 우연, 홍진호, 민서, 소라. 사진제공=WCG

"WCG를 더 널리 알리는데는 1등 한 것 맞죠!"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WCG 그랜드파이널이 온라인으로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개최됐다. 지난 2000년 시작된 한국을 대표하는 e스포츠 브랜드이자 플랫폼인 WCG는 2013년까지 실시되다가 아쉽게 사라졌지만, 스마일게이트가 이를 부활시켜 지난해부터 다시 시작됐다. 비록 5년간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올해가 WCG가 등장한지 20년째가 되는 기념비적인 해인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글로벌 대회인 WCG에도 가장 큰 타격이 됐다. 취소가 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많은 e스포츠팬들의 지지를 얻으며 지난해 다시 시작돼 올해로 재탄생 2년째를 맞는 WCG는 온라인 대회로 변경하고 참가국을 한국과 중국으로 축소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이어갔다. 또 다양한 부가 콘텐츠를 생산해 팬층을 확대하고 대회를 또 다른 시각에서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 WCG가 현재 인기 있는 e스포츠 종목은 물론 AI(인공지능)와 AR-VR, 로봇, 드론 등 가장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기술이나 콘텐츠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대회이자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주목할 만한 행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인 콘텐츠 가운데 단연 가장 화제를 모은 프로그램은 '홍보22팀'이었다. 전 프로게이머이자 이제는 입담 좋은 방송인으로 꼽히는 홍진호가 올해 데뷔한 걸그룹 우아!(woo!ah!)의 5명 멤버들과 함께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WCG를 홍보하는 것이 주요 스토리이다. 총 7개의 스토리가 유튜브와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일주일에 한번씩 공개됐는데, 예고편을 포함해 총 1000만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대회 이상의 인기를 누렸다. 한-일월드컵 스타인 안정환과 이을용이 'FIFA 온라인 4'를 처음으로 해보며 WCG에 참가하는 과정을 그린 TV예능 '위캔게임'이 e스포츠를 전혀 모르는 대중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다면, '홍보22팀'은 e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이 가장 친숙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비록 가상의 상황이지만 홍진호가 자신보다 스무살이나 어린 우아 멤버들과 좌충우돌 하면서 재미와 정보를 함께 준 것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홍진호가 현역 시절 주로 2등을 도맡아 하면서 '2'라는 숫자와 더불어 특유의 빠른 대화체로 인해 'ㅎ'을 'ㅋ'으로 발음하는 것에서 연유한 '콩진호'가 이제는 자신을 나타내는 브랜드가 됐는데, 우아 멤버들이 이를 집요하게 파고 들면서 '콩까' 역할을 한 것이 핵심 웃음 포인트였다. 2020년인데다, WCG가 20주년을 맞았고 여기에 '2'를 대표하는 홍진호가 어우러졌으니 '홍(콩)보 22팀'는 딱 맞는 브랜딩이었다.

WCG 그랜드파이널을 마친 직후 만난 우아 멤버들은 "처음에는 좀 어색했는데 홍팀장(홍진호의 극중 역할)님이 우리들의 짓궂은 대사와 행동들을 잘 받아주면서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 아닌 연기를 한 것 같다"며 웃었다. 홍진호 역시 "사실 중간에 '야자타임'을 마친 이후에도 여전히 반말을 써서 좀 욱했던 적은 있었다"고 웃으며 "삼촌뻘의 나이차임에도 오빠처럼 친근하게 대해주고, 5명의 멤버 모두 치고 받는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해준 덕에 너무 재밌게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우아 리더인 나나(권나연)는 대리 역할을 맡아 홍팀장과 가장 많이 티격태격을 했고, 막내인 민서(김민서)는 엉뚱한 매력을 보여줬다. 우연(박진경)은 막장 드라마를 패러디한 홍보 영상을, 루시(김다은)는 다소 맥락과는 동떨어진 반응을, 그리고 일본인인 소라(사카타 소라)는 다소 정확하지 않는 한국어 발음으로 재미를 주면서도 홍팀장의 다소 우스꽝스러운 선수 시절 표정을 가장 잘 따라하는 등 꾸미지 않은 자신들만의 개성을 보여줬다. 나나는 "첫 예능 출연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대부분의 공식 채널 출연에선 다소 정석적이고 딱딱한 멘트만 하느라 개그 본능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는데, '홍보22팀'을 통해 마음껏 발산한 것 같다"고 했고, 민서는 "페이크 다큐 '무한상사'를 정말 재밌게 봤는데, '홍보22팀'이 이에 비견될만한 작품이라 자신한다"며 웃었다. 루시는 "어렸을 적 오빠들과 어울려 게임을 즐기다보니 홍팀장님은 나에겐 '셀럽'이었다. 직접 만나고 함께 웃으며 예능까지 찍게 돼 영광이었다"며 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비록 페이크 다큐이긴 하지만 별다른 각본 없이 2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함께 얘기할 수 있었던 것은 e스포츠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또 재미를 준 것은 물론 WCG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보고 참가 선수를 인터뷰한다거나 혹은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WCG에서 특별 제작한 폰트를 홍보하는 등 대회를 즐기는 또 다른 즐거움을 제시했다. 나나는 "게임으로 겨루는 경기를 e스포츠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은데, 이번 영상을 찍으면서 WCG가 얼만큼 세계적인 대회이고 또 얼마나 많은 관계자와 선수들이 최고의 대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지 알게 됐다. 프로게이머 분들에 대한 존경심도 생겼다. 홍팀장님 덕분이기도 하다"며 홍진호에 대한 훈훈한 애정을 드러냈다. 홍진호도 "이번 촬영을 하면서 예전 WCG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들이 새삼 새록새록 떠올라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수준높은 경기 외에도 이런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e스포츠를 더욱 널리 알리고, WCG의 핵심 가치라 할 수 있는 e스포츠를 통해 좀 더 나은 세상이 꼭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우아 멤버들은 "'홍보22팀'을 재밌게 봐주신 e스포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24일 발매한 두번째 싱글 앨범에 담긴 신곡 '배드걸'(BAD GIRL)도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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