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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20년째 전성기' 유재석의 업글ing…'부캐' '트롯'→대한민국 트렌드를 만들다

고재완 기자

입력 2020-08-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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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전성기' 유재석의 업글ing…'부캐' '트롯'→대한민국 트렌드…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경쟁자는 있어도 그를 넘어서는 자는 없었다. 늘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켜나가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이제 단순한 예능인을 떠나 '대한민국 트렌드 메이커'로 우뚝섰다.



91년 1회 KBS대학개그제로 데뷔해 데뷔 30년차인 그는 총 15회 대상을 수상한 역대 최다 대상 수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사 연예대상은 물론 백상예술대상까지 모두 휩쓸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방송인은 강호동과 유재석, 단 둘 뿐이다.

부침도 없었다. 2000년 초반 국민 MC 타이틀을 얻은 이후 올해까지 그의 아성을 위협하는 이들은 있었지만 그는 항상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토크쇼, 리얼버라이어티 등 예능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매끈한 진행 능력을 자랑하면서 늘 프로그램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놨다.

위협은 있었지만 유재석은 늘 이것을 기회로 바꿔나갔다. 2008년 시작한 SBS '패밀리가 떴다'가 전성기를 마무리하고 2010년 종영했을 때 유재석은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후속으로 편성된 '런닝맨'이라는 단순한 콘셉트의 예능에 참여한 것. 당시 많은 이들은 '실패'를 예상했고 실제로 '런닝맨' 초반에는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였다.

하지만 유재석은 뚝심있게 밀어붙였고 결국 '런닝맨'은 최정상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달리면서하는 게임 예능이라는, 당시만해도 듣도보도 못한 방식의 '런닝맨'은 유재석을 통해 점점 업그레이드돼 이 자리까지 왔다.

두번째 큰 위기는 MBC '무한도전'이 종영했을 때다. 2006년부터 시작해 2018년까지 방송한 '무한도전'은 '런닝맨'을 넘어 유재석이 가장 오랜 기간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장수'라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무한도전'은 토크쇼와 코미디 프로그램 위주였던 우리나라 예능시장의 판도를 바꾼 방송이었다. 리얼버라이어티 중에서도 늘 콘셉트를 달리하며 멤버들에게 색다른 웃음을 요구하는 형식으로 한국 예능에 신 장르를 장착시켰다.

이 프로그램의 종영이 결정됐을 때 시청자들은 물론 멤버들까지 '패닉'에 가까웠다. '유재석의 시대가 저무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진단까지 나왔다. 하지만 유재석은 '무한도전'의 종영으로 새로운 날개를 달게 됐다.

'런닝맨'과 마찬가지로 그가 새롭게 시작한 MBC '놀면 뭐하니'의 초반도 그랬다. '뭐하는 프로그램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부터 '예능감이 한물 갔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하지만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조차 1년만에 '예능 대세' 프로그램으로 변모시켰다. '라섹남'(라면 잘 끓이는 섹시한 남자) 프로젝트로 담금질을 시작한 유재석은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유산슬 프로젝트'로 '놀면 뭐하니'를 가장 핫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때부터 유재석은 또 '부캐'(부캐릭터)라는 새로운 예능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유재석이라는 '본캐' 말고도 트로트 가수 유산슬이라는 '부캐'가 있다는 설정으로 KBS2 '아침마당'까지 출연하는 열정을 선보이며 트로트 열풍의 선두에 섰다. 그가 만든 '부캐' 트렌드는 김신영의 '김다비', 박명수의 '사진사 박씨', 조세호의 '조셉', 이수근의 '나홀로' 등 많은 예능인들의 교과서가 됐다.

그리고 혼성 댄스그룹 '싹쓰리'를 통해 '부캐' 트렌드는 정점을 찍고 있다. 자신이 '유두래곤'을 맡고, 이효리에게 '린다G'라는 부캐를, 비에게 '비룡'이라는 부캐를 선사한 유재석은 '다시 여기 바닷가'로 올 여름 음원시장까지 강타하며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시장까지 들썩이게 하는 중이다.

그의 또다른 프로그램 tvN '유퀴즈온더블록'(이하 유퀴즈)도 서서히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유퀴즈'는 사양 장르로 꼽히는 토크쇼지만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만 해도 '배철수 잼' '이동욱의 토크가 하고싶어서' 등의 토크쇼들이 생겨났지만 오래가지 못했고 '라디오스타'도 예전만한 인기를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유퀴즈'는 인터뷰이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콘셉트로 점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쯤되면 유재석이라는 존재는 단순히 방송을 진행하는 예능인을 넘어 방송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인물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이 자리에만 머물 생각이 없다. 넷플릭스 예능 '범인은 바로 너'도 시즌을 거듭하면서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9월부터는 처음 여성 고정출연자 4명과 호흡을 맞추는 tvN '식스센스'까지 선보인다.

이제 '유재석이 하면 트렌드가 된다'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별로 없어 보인다. 20년간 이어져온 그의 전성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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