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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전미도, 14년차 뮤지컬배우→안방 신인…'슬의생'으로 연 인생 2막

고재완 기자

입력 2020-05-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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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미도, 14년차 뮤지컬배우→안방 신인…'슬의생'으로 연 인생 2막
전미도. 사진제공=비스터스 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예상대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도 히로인을 탄생시켰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정은지 고아라 이혜리에 이어 '슬의생'에서는 전미도라는 스타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전미도는 이전 히로인들과는 조금 다르다. 정은지 고아라 이혜리는 '응답하라'시리즈에 출연하기 전에도 스타였다. '응답하라'로 '포텐'을 폭발시키기는 했지만 이전에도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아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전미도는 안방에서는 신인에 가깝다. 그래서 전미도라는 배우는 더 특별해 보인다.

본인을 스타덤에 올려준 '슬의생'의 종영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너무 많은 관심 속에서 사랑받으면서 작품이 끝나는 것에 기쁘죠. 의학드라마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촬영할 때도 여러가지 힘든 점이 있었는데 큰 사고 없이 잘 끝내게 돼서 다행이고 감사해요. 우리 드라마 첫 장면에 전기기사님을 심폐소생술하면서 119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요. 보통 드라마 같았으면 굉장히 긴박하게 표현했을 텐데 이우정 작가님과 신원호 감독님은 반대로 생각하시더라고요. 실제 전문직이기 때문에 굉장히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빠르게 판단해서 해결했잖아요. 그렇게 '슬의생'이란 드라마는 기존 드라마의 연기 호흡을 안해도 돼서 좋았어요."

그의 말처럼 '슬의생'은 기존 의학드라마와는 궤를 달리한다. "보통 의학드라마라고 하면 의사와 환자 등 병원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중점을 두잖아요. 하지만 '슬의생'은 의사 직업을 가진 5명 친구의 살아가는 이야기. 우정 사랑 그리고 취미생활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해요. 기존 의학드라마와는 뻗어나가는 가지가 달랐던 것 같아요."

조정석과 유연석이 '슬의생'에 전미도를 추천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사실 '슬의생' 오디션을 봤거든요. 1차 오디션에서 분위기가 나쁘진 않아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 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더라고요.(웃음)그러다 뒤늦게 연락을 받고 2차 오디션을 갔는데 굉장히 많은 대사들을 주셨어요. 그래서 '아, 비중있는 역할을 주시겠구나' 짐작했죠. 2차 오디션을 마치고 신원호 감독님이 '작업을 같이 하고 싶은데 신인에 가까운 배우이고 비중있는 역할이라 모험이다보니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 순간 조정석과 유연석이 등장(?)했다. "사실 조정석 오빠는 제가 오디션 봤다는것도 몰랐대요. 2차 오디션을 볼 때쯤 신원호 감독님에게 '추천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고 말했고 감독님이 '전미도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저를 추천했다더라고요."

유연석과는 이미 안면이 있던 사이였다. "제 공연을 보시고 한 시상식에서 저에게 먼저 인사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었거든요. 그런데 2차 오디션을 보고 나오는에 우연히 마주친 거예요. 유연석 씨는 그래서 제가 오디션을 본 걸 알고 있었죠. 그리고 감독님과 통화하면서 고맙게 저를 추천해주셨나봐요. 정작 신원호 감독은 제 공연을 본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우정 작가님은 '어쩌면 해피엔딩'이라는 작품을 보시고 저를 알고 계셨고요."

최근 그가 부른 신효범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는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큰 화제를 모았다. "촬영을 할 때는 노래방에서 익준(조정석)이 그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옆에서 보는데 애잔하고 짠했어요. 송화로서 가슴이 아팠죠. 그렇게 드라마틱한 내용 덕분에 음원도 관심을 더 많이 받게 된 것 같아요."

가사에 '널 처음 사진으로 본 그날 99년 1월 31일'이란 내용이 등장한다. 극중 이익준과 채송화도 99년 서울대 의대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 "저도 노래가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이 이 노래를 알고 대본을 쓰신 건지 아니면 대본을 쓰면서 이 노래를 찾아내신건지 아직 모르겠어요. 나중에 만나면 꼭 물어보려고요.(웃음)"

극중 채송화는 음치 역할이다. "뮤지컬 배우인데 음치 캐릭터를 하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셨나봐요. 평소 때 장난으로 발성을 뺀 '쌩목'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거든요. 제가 성대결절이 조금 있어서 그 지점을 이용하는 새는 소리가 나오기도 해요. 그렇게 음치를 만들었죠."

밴드합주는 5인방의 우정을 만드는 중요한 도구다. "촬영에도 밴드 연주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촬영 전부터 자주 같이 밥먹고 자주보면서 악기 합을 맞췄거든요.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데 작용했어요. 촬영만 하는 것보다는 더 많이 도움이 됐죠."

5명의 멤버들이 직접 연주한 것도 관심을 모았다. "조정석 오빠를 제외한 멤버들은 굉장히 초보 수준이었어요. 거의 처음 한다고 봐야죠. 그래서 악기연습을 먼저 시작했어요. 촬영은 지난 초겨울부터 했는데 연습은 지난 해 여름부터 시작했거든요."

인기는 본인도 체감하고 있다. "걸어가시다가도 돌아보시고 어디 앉아있으면 '혹시 채송화 선생님 아니세요'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웃음) 실시간 검색어에 처음 올랐을 때는 좋은 의미인가 안좋은 의미일까 한참 고민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인 반응이라는 걸 깨닫고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어요."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역시 어른들은 TV에 나와야 아시고 인정해주시더라고요. 예전 연극영화과에 갔다고 친척분들이 '바람들었냐'는 말도 하셨었는데 '슬의생'을 하고는 엄마가 정말 좋아하셨어요. 우리딸이 연극영화과에서 가서 공연하다 TV에 나와서 자랑할수 있게된거죠."

전미도는 2013년 결혼을 했다. "남편도 정말 좋아해요. 진짜 드라마를 몰입해서 보더라고요. 그래도 시즌2에 키스신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은 좀 되요.(웃음)"

벌써부터 시즌2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11월쯤부터 시즌2 촬영을 시작할 것 같아요. 내용도 어떻게 전개될지 잘 모르지만 20년 가까이된 친구들의 우정이야기, 사랑이야기겠죠. 40대가 겪고 있는 문제들도 나올 것 같고요. 아직 편성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나봐요."

하지만 '슬의생'의 중요 요소 중 하나인 밴드를 위해 연습은 꾸준히 해야한다. "28일 마지막 방송도 밴드 연습을 하고 다같이 모여서 보기로 했어요."

전미도는 안방에서는 신인이지만 이미 뮤지컬계에서는 14년차의 베테랑 배우다. '미도링'이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하다. "제가 처음 대극장 뮤지컬을 한 작품이 '영웅'이라는 작품인데 극중 역할이 링링이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애칭이 생겼어요."

무대를 오래비워두고 싶지 않아 '슬의생'을 끝내고 다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에 참여한다. "이 공연은 제가 시놉단계 때부터 참여해서 같이 만들어온 작품이라 애착이 남달라요 이 작품으로 상도 많이 받았고 함께 작업하는 창작진들을 신뢰하죠. 또 코로나19 땜에 대학로 공연쪽이 많이 침체돼 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것도 있어요. 연습을 시작했는데 확실히 전에 만났던 느낌하고 다르더라고요. 드라마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굉장히 기분이 좋아요. 연습실에서 노래할 때 오랫만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어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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