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종합]"'정글의 법칙'=직장"…김병만X김진호PD, SBS 최장수 서바이벌 예능 등극한 이유(ft.백종원 러브콜)

남재륜 기자

입력 2020-02-28 16:17

수정 2020-02-28 17:48

more
"'정글의 법칙'=직장"…김병만X김진호PD, SBS 최장수 서바이벌 예능…


[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김병만과 김진호 PD에게 '정글의 법칙'은 '직장'같은 꼭 필요한 곳이었다.



28일 오후 3시 SBS 유튜브 공식 채널 SBSNOW를 통해 SBS '정글의 법칙' 400회 기념 '김병만' 기자 간담회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병만과 김진호 PD가 참석해 예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입술이 부어있다"고 묻는 MC에 김병만은 "사실 오늘 간담회를 못할 뻔 했다. 이 상태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김병만은 "정말 오랜만에 스케이트를 타다가 앞으로 넘어져 입술을 8바늘 정도 꿰맸다. 3일 정도 됐다. 보시는 분들이 저를 웃기게 봐주시면 좋겠는데, 걱정하실까봐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2011년 첫 방송을 시작한 '정글의 법칙'은 올해 방송 햇수로 10년이 됐다. 한국형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정글의 법칙'은 SBS 예능 중에 '런닝맨' 다음으로 두 번째 장수 프로그램이다.

족장을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은 없었을까. 김병만은 "정말 솔직하게 없었다.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이 프로그램을 9년째 해왔는데, 직장 오래 다닌 것 처럼 이 프로그램이 없어질까봐 걱정했다. 그걸 스탭들과 이야기한 적도 있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스탭들도 이 프로그램에 빠져있다. 정말 공허하고 우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400회를 맞이한 소감을 묻자 김병만은 "400회는 물론 100회도 예상을 못했다. 1시즌으로 좋은 경험 하는가 싶었다. 그런데 시청자 분들이 예상 외로 좋아해주셨다. 몇 배 이상으로 반응을 얻었고, 그게 이어져서 400회까지 올 수 있었다. 그때는 상상도 못했던 수치였다"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이어 "출연하면서 주름도 많이 늘었다. 눈도 노화가 빨리 왔다. 40여개국의 뜨거운 자외선을 받았다"며 "그래도 그것보다 더 큰 가치를 배웠다. 오히려 안 좋은 것보다 크게 얻어진 게 많다"고 덧붙였다.

'정글의 법칙' 1회부터 99회까지 조연출을 맡았다가 100회 특집으로 입봉하게 된 김진호 PD도 남다른 감회를 털어놨다. "아주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처음에 제목이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이었다. 김병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지금은 김병만에 의한 프로그램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다. 그 정도로 김병만이 필수불가결한, 꼭 필요한 역할을 하셨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400회에 오기까지 위험한 순간들도 많았다. 김병만은 "오지에 40~50여명이 같이 들어간다. 가는 와중에 많은 일들이 생긴다. 촬영하는 도중에 배가 뒤집히는 경우도 있었고, 태풍이 와서 피신하는 경우도 있었다. 촬영을 준비하고, 들어가려고 하는 도중 폭우가 와서 소품들과 물건들이 떠내려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 순간엔 무서웠다. 기상 예고와 달리 자연은 계속 변했다. 그때마다 무서운 생각이 들고, 우리가 계속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 중 한명이라도 다치면 이 프로그램이 없어진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400회까지 올 수 있게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글의 법칙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건 '안전'이었다. 김 PD는 "병만족의 안전으로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현장에서도 보수적으로 촬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프로그램이지만 단 한번도 사고 없이 왔다는 자부심이 있다. 앞으로도 사고 없이 촬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김병만은 "이 프로그램이 언젠가 없어지더라도, 자연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 한 가지 도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 경비행기를 이용한 여행 프로를 하고 싶다. 최근 계기판 공부를 하고 있다. 그때를 생각하며 꿈을 꾸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눈을 반짝인 김 PD는 "추석 특집으로 경비행기를 이용해보겠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김 PD는 '정글의 법칙'에 대해 "해외에서는 특정한 지역에서 서바이벌 포맷이 있다. 우리나라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우리 방송은 PD가 가장 편하고, 출연진과 스태프들이 가장 힘들다. 이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저는 아주 편하게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연기자 분들이나 출연자 분들에게 잘 부탁드리고 싶다"고 얘기했다.

이에 김병만은 "정말로 편하셨냐"며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셨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김 PD는 벌레도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인터뷰할때도 벌레 나타나면 소리지르고 했다"고 폭로했다. 김 PD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수적으로 촬영하고 있기 때문에 400회까지 왔다"고 받아쳤다.

김병만은 330여명의 부족원들 중 케미가 잘 맞았던 사람을 묻는 질문에 "너무 많다. 최다 출연한 사람들은 당연히 잘 맞을 수밖에 없다"면서 "대부분 끝까지 체력이 안 떨어진 분들은 운동선수 출신 분들이었다. 정글보다 어려운 훈련을 해왔던 분들이다 보니까 끝까지 체력이 남아돌더라. 체력이 남으니 서로 케미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멤버로 추성훈을 꼽았다. "추성훈과 7시간 30분 동안 끝까지 불을 피운 기억이 난다. 에너지는 있지만 스킬이 부족해서 체력으로만 불을 붙였다. 솔직히 그 때 옆에서 카메라 감독님이 라이터를 주셨다. 그런데 둘 다 목표가 있었다. 끝까지 7시간 동안 불을 피운 뒤에 부둥켜안았던 기억이 난다"라고 떠올렸다.

또한 김병만은 여자 출연자들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여자 출연자 분들이 계속 힘들었을 거다. 정글에서 비 맞아가면서 자야 한다. 벌레들이 수없이 많은 곳들도 많다. 그런데도 여자 출연자들이 인상 한번 안 구기고 견뎠다. 사실 먹을 걸 준다고 하더라도 힘든 장소다. 거기서 웃고 견뎌준 여자 출연자들에게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앞으로 섭외하고 싶은 인물을 꼽는 시간도 가졌다. 김병만은 "하지원을 부르고 싶다. 영화를 촬영할 때도 웬만하면 대역을 안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하지원이 모험과 별을 좋아한다. 정글에 가면 별이 참 많다. 만약 온다면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김진호 PD는 "해외에서는 베어 그릴스씨, 한국에서는 백종원을 부르고 싶다. 이미 두 번이나 찾아 뵀다. 제가 알기로는 낚시를 좋아한다. '골목식당' 회식 때도 찾아뵈었다. 앞으로더 더 찾아뵐 것이다. 현재 '맛남의 광장'에 출연 중이신데 '정글의 법칙'에서도 현지 특산물로 요리하시는 게 어떠시냐"고 말했다. 이에 김병만은 "'맛남의 정글' 어떠시냐. 재료는 제가 구해오겠다"며 거들었다.

김병만은 오는 29일 방송되는 400회 특집 '정글의 법칙 헝거게임2'에 대해 "기존과 포지션이 달라졌다. 포스터에서도 제가 작게 나와있다. 그전에는 동반자 느낌이었다면, 설계자 느낌이다.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설계자 겸 여러 구조물들을 많이 만들었다. PD보다는 미술팀 겸 부족장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영화 같은 스케일"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병만에게 '정글의 법칙'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직장이자 포기할 수 없는 곳. 가족이나 누군가를 위해서 해야되는 것"이라며 "계속 봐주시는 시청자분들이 있는 한 계속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 PD 역시 "직장"이라며 "꾸준히 오랫동안 사랑받는 예능을 연출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병만은 "시청자 분들의 사랑 덕분에 400회까지 올 수 있었다. 500회, 600회까지 갈 수 있도록 사랑과 응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남재륜 기자 sjr@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