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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99억의 여자' 이지훈 "'섹시한 쓰레기' 반응 감사했죠"

문지연 기자

입력 2020-01-2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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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억의 여자' 이지훈 "'섹시한 쓰레기' 반응 감사했죠"
사진=지트리크리에이티브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지훈(31)이 '99억의 여자'를 끝낸 소감을 밝혔다.



이지훈은 KBS의 스타 등용문이라 불리는 KBS2 '학교 2013'(2012)를 통해 데뷔해 KBS2 '블러드'(2015), SBS '육룡이 나르샤'(2015), SBS '푸른 바다의 전설'(2017), SBS '귓속말'(2017), SBS '언니는 살아있다'(2017) 등에 연이어 출연했다. 또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2018)와 SBS '사의 찬미'(2018) 등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고, 지난해에는 MBC '신입사관 구해령'(2019)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최근 조영한 KBS2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한지훈 극본, 김영조 유관모 연출)에서는 극중 윤희주(오나라)의 남편이자 욕망을 쫓는 남자 이재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쇼윈도 부부로 살며 윤희주의 친구인 정서연(조여정)과 내연 관계까지 맺었지만, 최후에는 윤희주를 보호하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그러나 윤희주를 보호하기 위해 레온(임태경)에게 죽임을 당하며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99억의 여자'는 우연히 현찰 99억의 움켜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최고 시청률 11.6%(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기록했으나, 답답한 전개 등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결국 8.5%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이지훈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99억의 여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지훈은 '99억의 여자'를 마치며 "빨리 다른 드라마를 하고 싶다. 작년 4월부터 '구해령'을 시작으로 '99억'까지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해서 기분이 좋았고, 연기를 하면서 안에 쌓였던 것들이 연기로 많이 풀린 것 같아서 시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지훈은 "회사를 옮긴 후에 '하우스헬퍼'가 끝나고 한 7개월 정도를 쉬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기분 좋게도 연달아 좋게 봐주셔서 쌓여있던 것들이 풀린 거 같아서 속 시원하다"며 "'99억의 여자'도 내 마음에 있었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역할이 불의와 싸우고 선하고 그런 감정선이 있는 인물이었는데, 불륜이었고 또 결핍이 있는 인물이었다. 가장 컸던 것이 전에 했던 선하고 여리여리한 것과는 다른 결들이 있는 거 같아서 '99억'을 연기할 때 처음 대본을 보고 굉장히 좀 이거는 나쁜 사람인데 나쁜 거를 해보는 게 속에 있었다. '나쁜 거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쁜 걸 했을 때 어떻게 보일까'도 궁금했고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했고, 관계자 분들이 '저 친구가 그런 역할만 어울리는 게 아니라 이런 역할도 어울리게 할 수 있는 친구구나'라는 것을 한 번 겪어보고 싶어서 마음에 있던 거 같다"고 밝혔다.

그간 선한 캐릭터를 도맡아 했던 이지훈은 '99억의 여자'로 이미지 변신에 시도했다. 이지훈은 "처음에는 연상연하 커플이 아니라 시놉상에는 동갑 커플로 알았다. 기회가 주어져서 연상연하 커플은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온 것 같다. 운이 좋게도 이런 기회가 있어서 감독님 미팅을 하러 갔고, 대본 리딩을 했는데 감독님이 그걸 좋게 봐주신 건지, 아니면 제가 욕심이 나기도 해서 감독님께 '이 역할을 제가 전에 했던 역할 때문에 선입견을 갖지 마시고, 오히려 저처럼 이렇게 순하게 주변에서 생겼다고 하는 사람이 이런 역할을 하면 더 괜찮지 않을까요'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좋게 저를 봐주시고 선택을 해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지훈은 인상 깊었던 시청자 반응에 대해 "'쓰레기인데 섹시하다'는 반응이 있더라. 여정 누나와 호텔 신이 방송이 나간 뒤에 스태프들이 반응을 봐주시는데 방송이 나가고 정신없이 차에 탔다. 스타일리스트 누나가 얘기를 해주시는데 '쓰레기인데 섹시한 쓰레기래'라고 해서. 왜인지 모르게 그 말이 좋았다. 제가 그 역할에 어느 정도 노력했지만, 그런 말이 나오기를 원했던 것도 있는데 그래서 그런 말들이 나왔을 때 그냥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나쁘게만 안 봐주고 매력이 있게 봐주신 거라 좋았다"고 말했다.

이지훈은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다들 선배님이시고 연령대가 있어서 '푸른 바다의 전설'은 바람에 흔들리는 아들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있었다면, '99억의 여자'는 그보다도 드라마 톤과 선배들의 연기에 맞춰야 했어서 어느 정도는 날티나는 것 안에도 무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제 머리 스스로 어려 보이면 안되고 성숙해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이 연기를 하면서 '섹시하다'는 말을 원한 건 아니고 성숙해 보이기를 원했다. 사람마다 받아들여지기 마련이니까. 노련하게 될 수 있는 건데 섹시해 보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고, 가장 중요했던 것은 날것대로 감정이 발생되면 그걸 컨트롤하려는 게 아니라 일단 나오는 대로 다 뱉으려고 했다. 왜냐면 계산하고 그러면 안될 것 같았는데 목소리가 너무 방방 뜨면 안 될 것 같아서 걱정했다. 연기할 때에는 감추지 말고 다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목소리의 분위기는 높아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지훈은 "남자남자한 장르물을 해보고 싶다. 이상하게 그런게 막 하고 싶더라"며 "제가 눈이 무서운 눈이 있다고 많이 말씀을 하시더라. 저를 집에서 관찰하고 하다 보면 하고싶은 욕망이 생기더라. 이런 역할이나 그런 좀, 잔인할 수도 있더라도, 제가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다. 늘 비슷한 것 보다는 늘 항상 다른 것을 하고 싶다. 잘할 수 있는 것 말고 못하는 거를 하고 싶다. 못할 것 같은 것을 고민하고 연구해서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는 것 같다. 상상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은 '99억의 여자'를 마친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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