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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괜찮은줄 알았던' 설리의 비보…'악플의 밤' 쿨한척 →뒤에선 아픔, 계속돼야 하나

고재완 기자

입력 2019-10-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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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줄 알았던' 설리의 비보…'악플의 밤' 쿨한척 →뒤에선 아픔, 계…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고 설리(25·최진리)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JTBC2 '악플의 밤'도 화두로 떠올랐다.



설리의 사망이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악성댓글을 본인이 직접 읽는 콘셉트인 '악플의 밤'이 계속 방송돼도 괜찮은가 하는 문제다.

'악플의 밤'은 설리의 비보가 전해진 14일에도 녹화를 했다. 연락두절 상태였던 설리 없이 신동엽과 김숙, 김종민 3MC에 게스트 김일중, 김환이 출연해 녹화를 마쳤다. 그 시간 설리는 자택에서 숨져 있었다.

설리는 '악플의 밤'의 시작을 알린 스타다. 그가 첫 방송에서 자신의 악플을 읽으며 "관종(관심종자) 인정한다. 관심 좀 달라", "난 약 안한다. 범법 행위는 하지 안는다" "브래지어는 착용하지 않는게 편하다. 내겐 액세서리 같은 것"이라고 소신을 밝히며 방송은 시작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대중은 착각하고 있었다. 설리가 이 모든 것을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는 착시현상을 일으켰다. 그 사이에도 설리는 '아팠던' 것이다.

'악플의 밤'은 미국 ABC 심야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의 코너 '민 트윗츠(Mean Tweets!)'를 그대로 차용한 콘셉트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조지 클루니, 샤론 스톤, 톰 행크스, 맷 데이먼, 베네딕트 컴버배치, 스칼렛 요한슨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이 쇼에 출연해 자신에 대한 악플을 읽으며 웃고 즐겼다. 수위도 한국보다 더 강했다. 싸이도 출연해 악플을 읽은 바 있다. 그는 "'강남스타일' 너무 시끄럽고 짜증난다. 나는 그가 더이상 춤을 출 수 없게 엉덩이를 차주고 싶다(Gangnam Style is so f**king annoying like jfc. I wanna shove a stick up Psys ass so he cant danc anymore)"라는 댓글을 읽고 "그렇게 할수 있지, 하지만 난 계속 춤추고 있을걸(You can do it. but I can still dance)"이라고 쿨하게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이 코너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게다가 아직은 좀 더 보수적인 한국에서 자신의 악플에 완벽하게 '쿨'할 수 있는 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처음 우리나라에서 이 방송이 시작 됐을 때 '이런 것까지 가져와야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쿨한 척하는 것이지 자기 욕하는데 쿨한 사람은 없다고 본다. 쿨한척 하는 모습을 보고 '악플을 달아도 괜찮구나'라는 잘못된 편견만 만들어 주는 것 아닌지 생각해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2009년 에프엑스로 그룹활동을 시작한 설리는 이후 악성댓글과 루머에 고통을 호소하며 연예활동을 잠정 중단하기까지 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아무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너무 안이한 평가일 뿐이다.

'악플의 밤'은 이날 녹화분 외에 기존 녹화분이 추가로 더 남아있지만 향후 결방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와 VOD 서비스 등에서 설리가 출연한 이번주 예고편 송출을 중단했다. 하지만 방송 중단이 아니라 '폐지'라는 결단을 하루빨리 내려야할 시기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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