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커'(토드 필립스 감독)가 2일 국내에 개봉하자마자 압도적인 수치로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해석 및 분석 열풍이 일면서 N차 관람 붐으로까지 이어지며 명실상부 하반기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으로서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북미에서는 역대 10월 개봉작 첫 주 오프닝 신기록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2억3400만 달러의 수익으로 기록하며 역대 월드와이드 오프닝 신기록을 세웠다.
사실 영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일찌감치 예견됐다. 코믹스 사상 가장 '문제적 빌런'인 조커를 첫 번째 주인공으로 내세운 사상 최초의 작품으로 제작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데 이어 코믹스 원직 및 히어로 영화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 중 하나인 제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으며 그 작품성까지 인정받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영화를 바라보는 전 세계 대중의 시선은 판이하게 엇갈리고 있다. 영화가 가진 뜨거운 에너지와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의 소름끼치도록 완벽한 연기에는 모두 이견이 없지만 영화가 묘사하는 폭력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조커' 개봉일이 다가오자 오로라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이 '조커'의 제작사 워너브라더스에 "예고편을 보면서 뼛속 깊이 공포를 느꼈다. 폭력 장면이 불필요하게 많이 들어가 있다. 대형 영화사가 사회적 책임을 방기했다. 총기를 줄이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에 영화사의 영향력을 써야 한다"는 편지까지 보냈다. 이 내용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워너브라더스는 성명서를 통해 '조커'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며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한 의회 입법 활동을 지원하며,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기부도 하고 있다"며 "영화도, 제작자도, 영화사도 조커를 영웅으로 떠받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오로라 희생자의 가족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들은 단지 과거 총기 사건 때문만이 아니라 '조커'가 그리는 캐릭터와 내용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살인을 저지르고 조커가 되는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이 불쌍하고 안타깝게 그려진다는 점, 영화가 인생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 등을 꼬집으며 영화가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또한 극중 가난하고 힘없는 조커가 소위, 있는 자들을 살해하고 이후 사회를 전복하는 대규모 조커 마스크 시위를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폭력 쿠데타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실제로 북미에서는 개봉 첫날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에 위치한 주요 극장에 혹시 모를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경찰 병력을 배치하기로 했고 일부 극장은 조커 마스크 반입 등을 불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