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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미드엔 활성화된 시즌제…韓에선 왜 쉽지 않나

고재완 기자

입력 2019-05-2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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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엔 활성화된 시즌제…韓에선 왜 쉽지 않나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해외에서는 정착돼 있는 시즌제 드라마이지만 국내에서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MBC '검법남녀'는 6월부터 두번째 시즌을 시작하지만 성공여부를 확신하기는 힘들다. SBS '열혈사제'나 JTBC 'SKY캐슬'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들은 대부분 '시즌2를 해달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우선 주연급 배우들의 스케줄을 맞추기가 어렵다. 다른 배우를 투입한다면 시즌2의 구색이 갖춰지지 않기 때문에 진행도 어렵다. 이야기의 연속성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시즌제를 힘들게하는 부분이다. 시즌1의 스토리가 그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시청자가 있는 반면 전혀 색다른 이야기를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있기 때문에 보는 이들의 구미를 맞추기가 힘들다.

더 많은 제작비와 더 파격적인 스토리를 투입해야하지만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도 쉽지 않다.

물론 꾸준히 시즌제를 유지하고 OCN도 있다. OCN이 2010년 첫 선을 보인 '신의 퀴즈'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팬들이 직접 시즌제 청원을 일으켰고 총 다섯개의 시즌이 방송됐다.

OCN의 역대 최고시청률 기록(7.1%)을 갖고 있는 '보이스'는 최근 세 번째 시즌에 돌입했고 최근 일본 Nippon TV에서 리메이크 제작 및 방송까지 확정 지으며 해외 시청자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구해줘' 역시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사이비'를 원작으로 한 두 번째 시즌이 방송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마을 꼴통 엄태구와 의뭉스러운 남자 천호진의 대결구도가 본격화되면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이 외에도 '나쁜 녀석들', '처용', '특수사건 전담반 TEN' 등이 시즌제로 제작돼 호평 받으며 OCN 장르물을 향한 두터운 팬심을 입증한 바 있다.

황혜정 OCN 국장은 "'신의 퀴즈'부터 '구해줘' '보이스' 등 오리지널 장르물이 시즌제로 정착할 수 있었던 건 작품성과 살아 숨쉬는 캐릭터와 스토리, 신선한 소재 덕분이었던 같다"고 설명했다.

'구해줘'와 '보이스'의 전시즌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이찬호 스튜디오드래곤 책임프로듀서는 "시즌제 드라마는 시청자 팬덤을 만들어 드라마의 브랜드 확보를 꾀할 수 있는 큰 장점이과 동시에 전작을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는 큰 숙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해줘2'의 경우 '사이비'라는 소재와 드라마를 관통하는 전체적인 콘셉트는 시즌1과 동일하지만 캐릭터와 서사가 다른 방향으로 기획된 드라마이다. 시즌2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제작자의 집념으로 두 번째 시즌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보이스'는 매 시즌에 걸쳐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여 골든타임 내 사람들을 구해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주요 출연진과 제작진이 전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보이스' 시즌제는 배우, 감독, 제작진의 노력과 특히 작가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마진원 작가가 그려내는 시즌제에 적합한 세계관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시즌제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첫 시즌의 감독과 작가, 배우들이 의기투합해야고 그러기 위해서는 적합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환경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정착되기 어렵다. 시즌제가 쉽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시즌제 드라마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는 있지만 정착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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