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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사온' 김재욱, 캐릭터 붕괴와 마지막 승부수 사이

백지은 기자

입력 2017-10-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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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온' 김재욱, 캐릭터 붕괴와 마지막 승부수 사이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사랑의 온도'를 두고 시청 온도가 갈렸다.



23일 방송된 '사랑의 온도'에서는 박정우(김재욱)가 이현수(서현진)에게 프러포즈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정우는 이현수와 온정선(양세종)이 마음을 나눴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그 속내를 숨긴 채 이현수를 위한 프러포즈를 계획했고, 온정선에게 그 준비를 맡겼다. 아무것도 모르는 온정선은 해맑게 "형이랑은 안 틀어질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박정우의 프러포즈 대상이 이현수라는 걸 알고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럼에도 박정우는 "다시 정식으로 인사하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남자. 여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자"라며 온정수와 이현수를 인사시켰다.

박정우의 일방적인 프러포즈를 두고 시청자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쪽에서는 박정우의 캐릭터가 붕괴되기 시작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제까지 이현수를 지켜주고 온정선을 응원해줬던 멋진 대표님 캐릭터는 사라지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는 감정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 사실 이 그림만 놓고 봐서는 이들의 관계가 삼각관계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긴 하다. 삼각관계는 두 남자 사이에서 여주인공이 흔들릴 때 성립하는 것인데, 이현수는 박정우의 대시에 한번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여자 만나라"며 그를 밀어냈다. 더욱이 이현수와 온정선이 커플이 된 마당에 박정우가 프러포즈를 한 것은 사랑의 훼방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의견이 쏟아졌다.

반면 박정우의 마음이 이해간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앞서 언급했듯 박정우는 무려 5년 동안이나 이현수를 지켜봤다. 이현수가 아파하거나 힘들어 할 때 눈물을 닦아준 것도, 지칠 때 어깨를 내어준 것도, 위기에 처했을 때 두발 벗고 나선 것도 모두 박정우였다. 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이현수를 지켜주기 위해 박정우는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 사이 온정선이 나타났고 허무하게 5년 짝사랑을 빼앗겼다. 이러한 서사가 있는 만큼, 안될 때 안되더라도 박정우도 한번쯤 솔직하게 감정에 부딪혀 볼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팽팽하다.

이렇게 첨예하게 시청자 반응이 엇갈리는 건 그만큼 김재욱이 자신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는 뜻이다. 김재욱은 사랑에 빠진 남자의 달콤한 집착부터 비틀린 타이밍에 대한 좌절과 공허함, 온정선에 대한 애증 등 오만가지 감정을 섬세한 눈빛 연기로 풀어냈다. 그의 연기 내공 덕분에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사랑의 온도'도 고정 팬층만큼은 놓치지 않고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게 됐다.

이날 방송된 '사랑의 온도'는 6.6%, 8.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2 '마녀의 법정'은 10.2%, MBC '20세기 소년소녀'가 3.2%, 3.7%의 시청률을 보였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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