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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드래프트, 농구 명문 경희대 어쩌다 이 지경 됐나

김용 기자

입력 2020-11-24 11:04

충격의 드래프트, 농구 명문 경희대 어쩌다 이 지경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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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농구 명문 경희대, 어쩌다 이 지경까지.



2020 KBL 신인드래프트가 24일 개최됐다. 서울 삼성이 KBL 출범 이후 최초로 고졸 신인 차민석을 전체 1순위로 지명하는 등 여러 얘깃거리를 남긴 드래프트였다.

하지만 농구인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얘기가 오간 건 경희대였다. 경희대는 이번 드래프트에 4학년 가드 김준환, 포워드 이용기를 내보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어떤 구단의 부름도 받지 못했다.

충격적이 결과였다. 경희대는 오랜 기간 강팀으로 군림해온 고려대, 연세대 아성을 늘 위협하는 강호였다. 그간 배출한 스타 플레이어도 수두룩하다. 현재 원주 DB와 인천 전자랜드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는 김성철, 강 혁 콤비가 군림했던 1990년 후반대 화려한 시절을 보냈고, 이후 201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 2, 3순위를 싹쓸이한 김종규(DB)-김민구(현대모비스)-두경민(DB) 3총사도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그 전 2010년 신인드래프트에서도 박찬희(전자랜드)가 전체 1순위 영광을 안았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새 경희대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2016년 김철욱이 안양 KGC에 1라운드 선발된 이후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이 사라졌다. 지난해에는 4명의 선수가 드래프트 신청을 했는데, 그 중 센터 박찬호(전자랜드)만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박찬호 역시 1라운드 지명이 예상됐는데, 2라운드까지 밀리고 말았다.

여기에 올해는 단 한 명도 프로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프로 출범 이후 경희대 선수가 KBL 무대에 1명도 취직하지 못한 건 처음이다.

뒷말이 무성하다. 선수 능력이 아예 부족하다면 모를까, 가드 김준환의 경우 늦어도 2라운드 중반에는 지명받을 걸로 예상이 됐던 선수다. 고교 시절부터 득점 능력은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았고, 경희대 입학 후에도 1학년부터 주전으로 뛰며 4년간 에이스로 활약했다.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해결 능력은 확실히 갖춘 선수였다. 앞선 자원들의 득점력이 부족한 팀이라면 2라운드나 3라운드에서라도 그를 충분히 데려갈만 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끝내 호명되지 않았다. 구단 코칭스태프, 관계자들은 "왜 다른 팀들이 이 선수를 뽑지 않았느냐"며 놀라워하는 눈치. 하지만 자신들은 뽑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각 구단들이 경희대 출신 선수들을 선호하지 않고, 그 분위기가 이번 드래프트의 충격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물증은 없다. 소위 말하는 '담합설'이다. 하지만 떠도는 얘기에 대해 농구인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경희대를 일부러 배척할 이유가 크게 없다는 쪽과,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가 다 있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나뉜다.

이렇게 취업률이 떨어지면, 장기적으로 학교에는 큰 손해다. 좋은 선수를 수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 경희대 출신 관계자는 "드래프트 결과롤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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