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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2연승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전체 틀 확 바꿨다", 과연 변화 있었을까

류동혁 기자

입력 2020-10-27 15:40

수정 2020-10-27 15:41

반전 2연승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전체 틀 확 바꿨다", 과연 변화…
현대 모비스 유재학 감독.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도대체 어떻게 바뀌었을까.



KBL에서 '세상 젤 쓸데없는 걱정이 현대 모비스 걱정'이라고 했다. 그동안 양동근과 함지훈, 그리고 유재학 감독을 중심으로 현대 모비스는 항상 강자의 위치를 유지했다.

객관적 전력 이상의 성적을 얻는 경우도 많았다. 우승을 해야 할 때는 어김없이 우승했다. 양동근이 없다. '정신적 지주'가 사라졌다.

많은 선수들이 보강됐다. 장재석 기승호 김민구 이현민이 새롭게 들어왔다. 유재학 감독은 "본격적 리빌딩"이라고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만만치 않은 전력. 유재학 감독의 조합 능력. 여기에 시즌 전 최상급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았던 숀 롱이 존재감. 현대 모비스의 초반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일단, 초반 3경기는 기대 이하였다. SK에 85대88로 패했다. DB에게도 77대82로 역전패. LG를 잡아냈지만, 접전 끝에 겨우 승리를 거뒀다. 오리온과 KGC에게 또 다시 무너졌다.

5경기의 공통점. 클러치 타임에서 무너졌다. 앞선 수비가 좋지 않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숀 롱의 단순한 1대1 공격이 위주였다. 즉, '약팀'이 가질 수 있는 전형적 약점들이 승부처에서 노출됐다.

반등 요소가 많진 않았다. 부진했던 김국찬 정도였다. 때문에 '이번에는 정말 현대 모비스에 위기가 오는 게 아닌가'라는 평가들이 많았다.

당시, 유재학 감독은 "고민이 많이 됐다. 시즌 초반 흐름이 좋지 않게 잇따라 패했다. 연패가 계속되면 올 시즌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감독이다. "고민해서 될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것부터 바꾸자고 생각했다. 비 시즌 때 준비했던 부분들을 과감히 폐기하고, 모든 틀을 바꿨다"고 했다. 10월 18일 경기 이후 휴식일 5일 동안 현대 모비스는 커다란 변화를 시도했다.

KCC전 96대65로 대승. 그리고 서울 삼성을 102대89로 완파. 외곽 슛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김민구의 공백이 있었지만, 외곽 수비도 안정감을 찾는 모습이었다. 고무적인 것은 경기력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물론 상대적으로 KCC는 일시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라건아의 부상으로 타일러 데이비스의 체력적 부담감이 많은 상황이었다. 삼성의 경우, 올 시즌 초반 최약체다. 수비가 약하다.

단, 초반 5경기에 비해 경기의 질 자체가 확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경기 후 유 감독은 "전체적 틀을 확 바꾼 게 효과적이었다. 잘 적응한 선수들도 고맙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었을까.

일단, 단순한 1대1 공격의 비율을 확 낮췄다. 현대 모비스는 초반 5경기에서 패턴에 의한 골밑 공략을 우선 타깃으로 정했다. 여기에 수비에 몰리거나 미스매치가 나오면 외곽으로 패스, 3점슛을 노리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숀 롱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1대1 골밑 공격 효율이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외곽 슛 찬스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 볼 흐름이 단순하다 보니, 외곽슈터들의 슈팅 컨디션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2경기를 보면, 일단 움직임 자체가 많아졌다. 스크린 비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포스트 숀 롱과 함지훈, 그리고 장재석 등은 외곽으로 스크린을 한다. 볼 핸들러가 2대2 공격을 시도한다. 빅맨이 3점 라인 밖으로 나오면서 생기는 공간을 포워드들이 컷-인, 백도어 등의 움직임으로 파고든다. 2대2 공격에 대한 비중을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코트 안의 5명 전체의 움직임이 많아졌다. 체력적 부담감은 활발한 로테이션으로 보충한다.

여기에 또 하나를 가미한다. 빅맨진의 높이가 좋은 현대 모비스는 골밑 1대1을 시도한다. 사실상 '미끼'다. 전준범 김국찬 등 슈터들은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혹은 중앙에서 사이드로 오프 더 볼 스크린을 받은 뒤 오픈 찬스를 만든다. 그 지점에서 빅맨들의 패스가 이어지고, 오픈 3점슛을 노린다. 이 부분도 움직임이 상당히 많은 패턴이다.

결국, 현대 모비스는 활동력을 극대화한 2대2 공격 중심으로 변환, 전체적 움직임의 틀을 완전히 바꿨다. 대승을 거둔 2연승의 원동력이다. 이 부분은 의미가 있다. '농구는 흐름'의 게임이다. 추상적 얘기가 아니다. 흐름을 좋게 하려면 5명의 선수가 활동력을 극대화, 볼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면서 공격 찬스를 노려야 한다. 이런 공격작업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수비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공격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수비에서도 그 리듬이 이어져 적극적 디펜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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