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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삼성생명을 구단 최저점으로 묶고 2연승

남정석 기자

입력 2020-02-27 20:47

수정 2020-02-2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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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삼성생명을 구단 최저점으로 묶고 2연승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여자 프로농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지난 21일부터 가장 먼저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3월 19일까지 열리는 정규리그를 반드시 소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하지만 27일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505명이나 증가했다는 소식은 현장을 얼어붙게 했다. 게다가 남자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들이 26일을 기점으로 벌써 3명이나 한국을 떠나겠다고 한 것은 남자뿐 아니라 여자농구 선수단에도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결국 리그 중단 계획까지 논의가 되고 있다.

2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 프로농구'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만난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나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표정에선 근심과 허탈한 표정이 함께 묻어났다. 임 감독은 "우리팀 외국인 선수 비키 바흐는 (용병 이탈) 소식을 들었겠지만, 별다른 동요는 없다"면서도 "얼마전 중국에서 뛰었던 비키의 친구가 한국을 방문했는데, 중국에선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기 힘들어 더욱 불안했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3위 싸움에서 물러설 생각은 당연 없지만, 리그 중단 얘기도 나온 상황이라 경기 집중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위 감독 역시 "외국인 선수 그레이도 아직 큰 동요는 없지만,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2주간이 고비라 하는데, 계속 확진자가 늘어나는 불안한 상황인지라 정규리그가 계속될 수 있을지, 그리고 플레이오프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3월 31일까지 계속될 남자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현재 외국인 선수 이탈이 확대될 경우 파행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을 걱정했지만, 이는 여자농구에도 그대로 미칠 파급효과이기에 일종의 '동병상련'이기도 했다.

일단 선수단은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며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하고 있다. 삼성생명 선수단은 숙소이자 연습장인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단 한 명도 밖으로 나가지 않고, 경기장으로만 이동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경기가 끝난 후 29일 열릴 BNK썸전을 위해 부산으로 이동한다. 역시 호텔에서 식사를 모두 해결하면서, 경기장과 호텔 외에는 외부로 나가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말 그대로 현재로선 꾸역꾸역 경기만 치르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열릴 포스트시즌뿐 아니라 시즌 시상식 등 관련 행사도 현재로선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각각 1위와 3위에 도전하고 있는 두 팀이라 평소 같으면 상당히 관심이 큰 맞대결이었겠지만, 관중들의 환호성이 없는 것과 비례해서 접전 한번 없었던 맥빠진 경기였다. 우리은행은 1쿼터에 그레이가 12득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홍보람을 제외한 경기에 투입된 7명이 모두 고른 득점을 올리며 36-17로 전반을 마치며 승기를 잡았다. 삼성생명은 고질적인 무릎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슈터 박하나를 아예 숙소에 남겨놓았고,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중인 윤예빈도 투입하지 않는 등 주전 2명을 제외하며 굳이 무리하지 않는 운영을 보여줬다.

결국 우리은행은 그레이가 26득점-16리바운드로 공격을 이끌며 69대38의 대승을 거두고 1위 KB스타즈에 반경기차로 다시 따라붙었다. 반면 삼성생명은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한 명도 없을 정도의 무기력한 공격력으로 완패를 당했다. 삼성생명이 올린 38득점은 올 시즌 최저점이었다.용인=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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