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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최소관중 굴욕…프로농구 존폐의 위기다

김용 기자

입력 2013-03-07 11:54

수정 2013-03-07 11:54

결국 최소관중 굴욕…프로농구 존폐의 위기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부산 KT의 경기가 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 졌다. 부산 KT 존슨(오른쪽)이 레이업슛을 시도하는 가운데 뒷편의 관중석이 텅텅 비어있는 모습.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3.06/

프로농구가 대위기를 맞고있다. '존폐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중 수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승부조작 논란에 대한 직격타를 맞아서였을까. 7일 프로농구는 대굴욕을 맞았다. 이번 시즌 최소관중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리온스와 동부의 경기가 열린 고양실내체육관에는 빈자리가 가득했다. 오리온스 관계자는 "1921명의 관중이 들어왔다"며 씁쓸해했다. 하지만 씁씁해 할 필요가 없었다. 최소관중 굴욕의 기록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기록됐다. 이날 삼성과 KT의 경기가 열린 잠실실내체육관에는 1416명 만의 관중이 입장했다. 평일이라고 하지만 프로농구연맹(KBL)이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는 초라한 숫자였다.

다가오는 신인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6강에 들지 않기 위해 여러 팀들이 일부러 패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며 프로농구는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하나다. 홈팀의 승리를 보고 싶고,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보고 싶어서다. 그런데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일부러 경기에서 진다고 생각해보자. 비싼 돈을 들여가며 농구장에 갈, TV로도 경기를 시청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 신뢰를 잃어가던 프로농구는 승부조작 논란이라는 직격타를 맞았다. 선수시절부터 착실한 이미지를 쌓아온 동부 강동희 감독이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사게 되자 파문은 일파만파 커지고 말았다. 결국 팬들은 경기장을 향한 발걸음을 완전히 돌렸다. 최소관중의 굴욕을 맛봐야 했다. 삼성, KT, 동부 모두 6강 티켓 1장을 놓고 치열하게 싸워야할 팀들이었다. 이론적으로는 팬들이 많이 몰렸어야 경기들이었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6강 탈락 져주기 의혹도, 강 감독의 승부조작 의혹도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그 의혹들이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결론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팬들의 마음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그런데 만약, 강 감독의 승부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검찰의 의지대로 프로농구판에 대한 수사가 더욱 확대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동부가 아닌 다른 구단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관계자들의 이름이 승부조작이라는 굴레 안에서 거론되다면 단순히 떠난 팬심의 차원이 아닌 프로농구 존폐의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랜드가 인수구단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마당에, 매년 적자를 내며 농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극심한 이미지 손상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농구단 운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KBL과 각 구단들은 지금의 위기에 대해 '어떻게든 해결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맞았다가는 큰 재앙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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