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KT 전이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30일 오후 2시부터 더블헤더로 치러진다.
3회초 이재현의 안타에 이은 김지찬의 희생번트 때 KT 선발투수 엄상백이 1루 송구 실책을 범했다. 김지찬은 후속타자 윤정빈 타석 때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무사 2, 3루의 찬스가 만들어졌다.
3회초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는 가운데 삼성의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김지찬과 구자욱의 1타점 적시타로 삼성이 5-1로 점수를 벌렸다. KT는 선발 엄상백을 이채호로 교체했지만 강민호의 1타점 적시타와 맥키넌의 1타점 2루타로 점수는 7-1로 크게 벌어졌다.
4회말 KT 공격이 시작됐지만 1사 1루 황재균 타석에서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선수단이 철수한 후 그라운드에 방수포가 덮였다. 18시 26분에 중단된 경기는 1시간 후인 19시 25분에 취소됐다. 비는 그치지 않았다. 그 1시간 동안 양 팀의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삼성 선수들은 어떻게든 경기를 하고 싶어 했다. 당연한 반응이다. 우비를 쓰고 관중석을 지킨 삼성 팬들도 "경기해!"를 단체로 외치며 심판진을 압박했다. 반면, KT 쪽은 여유가 넘쳤다. 쉽게 그칠 비가 아니라는 걸 직감한 듯 편안한 표정으로 우천 취소를 기다렸다. KT팬들 역시 심판진을 압박했다. 삼성팬의 외침에 "우취해!"를 외치며 지지 않고 맞섰다.
그라운드에 나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심판진을 노려보던 구자욱은 비에 흠뻑 젖은 채 울상이 돼 있었다. 맥키넌 역시 손짓을 하고 소리를 지르며 경기 재개를 요구했다.
멀리서 삼성 선수들을 달랜 김상수와 오재일의 표정에서는 장난기 가득한 웃음이 넘쳤다. 이강철 감독의 표정도 '여유' 그 자체.
프로야구의 불청객, 장맛비로 인해 극명하게 엇갈린 양 팀 선수들의 모습이다. 30일 더블헤더 1차전에는 삼성 원태인과 KT 고영표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