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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조 소진→무거워진 어깨' 필요할 때 해주는 남자. '106구' 안경에이스의 존재감 [부산리포트]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4-25 20:53

수정 2024-04-2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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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조 소진→무거워진 어깨' 필요할 때 해주는 남자. '106구' 안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홈구장에서 상대팀의 축하파티를 해줬다. 필승조를 총동원한 경기에서 역전패했다. 3연승의 좋은 흐름이 끊겼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에겐 다행인 점이 있었다. 다음날 선발이 '안경에이스' 박세웅이었다.

박세웅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 선발등판, 6⅔이닝을 2실점으로 책임졌다. 삼진 5개는 덤.

6피안타 4사구 3개를 내줬지만,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박세웅 스스로 입버릇처럼 말해온 "내가 1이닝 더 던지면 그만큼 우리 불펜이 쉴수 있다"를 다시한번 실천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기간이 있었음에도 154이닝을 책임졌던 그다.

경기전 롯데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최근 5경기에서 타율 5할7푼1리(21타수 12안타) 3홈런 8타점 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799를 몰아치며 팀 분위기를 리드했던 '마황' 황성빈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일단 내일까지 지켜봐야한다. 엔트리에서 빠질 수도 있다. 아쉽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전날 혈투에서 김상수 전미르 최준용 구승민 최이준 등 필승조를 총동원했던 상황도 더해졌다. 김태형 감독은 '오늘 박세웅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매회 깔끔하진 않았다. 1회에는 최정에게 몸에맞는볼이 나왔고, 2회에는 선두타자 에레디아에게 2루타에 폭투까지 허용하며 1사 3루 위기를 맞았다.

3회초에도 1사 후 최지훈에게 기습번트 안타에 이은 본인 실책으로 1사 2루, 2사 3루 위기가 이어졌다. 4회초에는 에레디아에게 또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실점없이 버텨냈다. 5회는 3자 범퇴로 끝냈다. 그사이 타선은 1회와 4회, 2점씩을 따내며 리드를 잡았다.

6회초 첫 실점이 나왔다. 2사 후 한유섬에게 2루타, 에레디아 박성한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4까지 쫓겼다. 하지만 고명준을 3루 땅볼로 유도하며 6회를 마쳤다.

6회말 타선은 무사만루의 절대 찬스에서 1점도 얻지 못했다. 한동희의 잘 맞은 타구는 3루 직선타가 됐고, 신윤후와 정보근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세웅은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6회까지의 투구수는 88구였다. 최고 149㎞ 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어 매회 빠르게 상대한 덕분이었다.

이지영의 좌익수 뜬공, 최지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최경모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가 됐다. 투구수는 어느덧 106구. 주형광 투수코치가 올라왔고, 박세웅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더그아웃으로 옮겼다.

다음 투수는 필승조로 발돋움한 신인 전미르. 좌중간 깊숙한 곳으로 날아간 최정의 타구가 중견수 윤동희에게 잡혔을 때, 가장 먼저 환호하며 더그아웃 밖으로 달려나온 선수는 박세웅이었다.

올시즌 3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사직 1루 홈응원석을 가득 채운 1만518명의 롯데팬들은 에이스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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