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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냉정해질 때. 팀은 미래를 봐야 한다. 선수는 뛸 때가 행복하다[SC 초점]

권인하 기자

입력 2023-11-23 23:53

수정 2023-11-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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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냉정해질 때. 팀은 미래를 봐야 한다. 선수는 뛸 때가 행복하다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무사 1,3루 대타 SSG 김강민이 끝내기 스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1.07/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SSG 랜더스발(發) '충격과 공포'의 2차 드래프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42억 FA인 최주환이 보호선수에서 나와 키움 히어로즈로 간 것 보다 23년간 한 팀에서만 뛰었던 원클럽맨 김강민이 나왔고, 한화 이글스에서 지명한 것이 훨씬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김강민과 구단이 은퇴시기와 방법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2차 드래프트가 열렸고, 국내에서 중견수 수비로는 원탑을 찍었던 김강민이었기에 베테랑 외야수가 필요했던 한화가 리스트를 보고 뽑았다.

최주환 김강민 뿐만 아니라 베테랑 선수를 대거 보호 선수에서 제외시켰던 SSG는 내년이면 42세가 되는 국내 현역 최고령 선수인 김강민을 뽑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기에 프랜차이즈 스타를 뺏긴 당혹감이 크고, 팬들은 물론 선수들도 며칠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냉정을 찾아야 할 때다. SSG가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3연패로 졌을 때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가 컸다. 그래서 SSG는 과감한 세대교체를 위해 계약기간 2년이 남아있던 우승 감독인 김원형 감독을 경질하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재 SSG의 방향성을 보고 냉정한 잣대로 판단하면 김강민이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35세의 최주환은 올해 타율 2할3푼5리에 20홈런을 쳤는데 보호선수에서 제외됐다. 35명의 보호 선수 중에선 아직 '긁지 않은 복권'인 유망주들이 있었을 것이다. 미래의 에이스, 미래의 4번타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주환을 시장에 내놓았다. 그런데 내년 시즌 중에 은퇴식을 할 선수를 보호 선수에 넣고 유망주를 내놓아야 했을까. 만약에 김강민을 보호 선수에 넣어서 유망주가 빠졌고, 그 선수가 타 구단에 지명돼 몇년 뒤 그 팀의 에이스나 4번 타자가 됐다면 SSG 팬들은 흔쾌히 받아들일까.

이미 벌어진 일이다. 주워 담을 수 없다. SSG는 유망주를 보호했고, 김강민은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한화는 그가 필요해서 지명을 했다. 한화 손혁 단장은 "현재와 미래를 다 봤을 때 김강민의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 스타팅으로도 나갈 수 있고, 대수비나 대타로 그만한 자원이 아직 없다. 1~2년은 충분히 더 선수 생활이 가능하다. 은퇴는 아직 이르다. 우리 팀에 무조건 필요한 선수"라고 했다. 한화엔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이들을 이끌어줄 베테랑이 없다. 코치가 가르쳐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직접 함께 하면서 보고 배울 고참 선배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김강민인 것이다. 한화는 김강민이 은퇴가 아닌 한화에서 계속 뛰길 바라고 있다.

25일에 김강민의 거취가 결정된다. 10개 구단이 보류선수 명단을 25일에 제출하기 때문이다.

김강민도 이제는 냉정하게 생각을 해야될 때다.

김강민이 은퇴를 선언한다면 SSG 소속으로 현역 생활을 끝내게 된다. 아쉽게도 SSG 유니폼을 입고 은퇴 경기를 뛸 수는 없지만 원클럽맨으로 명예로운 은퇴를 할 수 있다.

현역 연장을 선택한다면 내년시즌엔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국 야구의 미래인 문동주 김서현 노시환 등과 함께 뛰게 된다.

그가 사랑한 팀의 유니폼을 계속 입고 그 팀의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뛸 수 없다는 것은 당장은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지만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 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 1982년생으로 내년이면 42세가 되는 김강민이다. 아직도 그를 원하는 팀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자부심이자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선택은 김강민의 몫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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