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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신축구장 좌우 펜스 95~99m, 오각형 외야-복층 불펜에 8m 몬스터월, 지금까지 이런 야구장은 없었다

민창기 기자

입력 2022-10-06 03:40

수정 2022-10-0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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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신축구장 좌우 펜스 95~99m, 오각형 외야-복층 불펜에 8m 몬…
대전 신축구장 외야 우측 관중석 쪽에 조성되는 복층 불펜.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어, 야구장을 저렇게 만들 수도 있구나.'



대전 신축 야구장 베이스볼드림파크 조감도를 보면 드는 생각이다. 한국야구에 없었던, 신개념 야구장이 대전에 들어선다. 한화 이글스와 대전시가 국내 야구팬들에게 낯익은 야구장과 다른 구조, 시설을 갖춘 새 야구장을 선보인다.

요즘 대전시 중구 부사동에 위치한 한밭종합운동장은 경기장 철거작업이 진행중이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한밭야구장) 근처에 위치한, 베이스볼드림파크가 들어설 자리다. 올해 12월까지 철거작업을 완료해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한다. 2년여 공정을 거쳐 2025년 3월, 2만석 규모로 문을 연다. 한화 구단과 대전 야구팬들의 오랜 염원이 구현되는 새 야구장이다.

앞서 개장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2014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2016년), 창원 NC파크(2019년)와 확실히 다르다.

우선 홈에서 외야 좌우 폴까지 거리가 다른 비대칭형 야구장이다. 왼쪽 폴까지 99m, 오른쪽 폴까지 95m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중계 때 종종 봤던 그림이다. 외야를 오각형으로 조성하는데 면별로 펜스까지 거리가 다르다. 정형화된 틀을 깬, 국내 첫 시도다.

외야에 8m 높이의 몬스터월이 들어선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팬웨이파크의 그린 몬스터를 연상시킨다. 다른 면은 펜스 위 철망없이 2.4m 높이로 간다. 외야수가 관중석쪽으로 점프하거나 몸을 기울여 홈런성 타구를 걷어내는 슈퍼캐치를 볼 수 있게 된다. 다양한 펜스 구조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

외야 오른쪽에는 홈팀과 원정팀의 불펜이 상하로 자리한 복층 불펜이 들어선다. KBO리그는 물론, 일본에도 없는 아시아권에선 첫 시도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양팀 불펜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베이스볼드림파크의 시그니처 구조물이 될 것 같다.

또 관중 선호도가 낮은 4층 관중석에 수영장을 설치한다. 풀장이 있는 메이저리그 구장이 있지만 인피니티풀은 세계 최초라고 한다. 인공 서핑장, 바베큐존까지 연계해 도심 속의 가족 휴양 레저 공간으로 활용한다. 야구장은 야구를 관전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발상의 전환이다.

전광판 위치도 다르다. 경기장 외야 중앙이 아닌 외야 왼쪽으로 이동한다. 1루측 홈팀 관중석 맞은 편이다. 이글스 팬들의 관전 편의, 시선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확실하게 '홈팬 퍼스트' 구상을 구현한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전에 문을 연 야구장과 차별화하면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우리 구장만의 특성을 담기 위해 사장부터 일반직원까지 전사원이 끊없이 고민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다.

계룡컨소시엄이 만든 기본설계에 한화 구단이 4~7월 세 차례, 98개 항목의 설계수정을 제안했다. 대전시가 이 중 97개 항목을 수용했다.

한밭야구장은 1964년 개장한 국내 최고(最古) 야구장이다. 그동안 수차례 개보수와 리모델링을 통해 시설을 개선했다. 2012년 내야 관중석을 올려 1만500석에서 1만4000석으로 확대했다. 초미니 구장에서 탈피했다. 내외야 관중석을 재정비해 2013년 1만3500석, 2014년 1만3000석으로 줄였다. 국내 야구장 중에선 포수와 관중석까지 거리가 가장 가까운 포수 후면석을 선보였고, 외야 잔디석, 라운지석 등을 운영해 왔다. 지속적으로 구장 내외 시설 개설에 투자를 했지만, 워낙 노후된 시설이라 업그레이드에 한계가 따랐다.

베이스볼드림파크 총 공사비 1617억원 중 430억원을 한화그룹이 부담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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