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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걱정할까봐…’ 손까지 들어보인 테스형, 그래서 더 안타까운 '코뼈 골절' 헤드샷

정재근 기자

입력 2022-07-03 03:33

수정 2022-07-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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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걱정할까봐…’ 손까지 들어보인 테스형, 그래서 더 안타까운 '코뼈 …
직구 헤드샷에 큰 부상을 당한 소크라테스가 '팬들의 걱정'을 더 걱정했다. 인천=정재근 기자

중계방송에서 느린 화면을 보여주지 못할 정도로 끔찍한 충격이었다. KIA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145km 강속구에 얼굴을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소크라테스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경기에서 상대 선발투수 김광현의 투구에 얼굴을 맞았다. 4회초 2사 3루 김광현이 던진 5구째 패스트볼이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소크라테스의 오른쪽 광대뼈와 코 사이로 날아들었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공이 90도로 튕겨 나갔고, 소크라테스는 얼굴을 감싸며 그대로 쓰러졌다.

누가 봐도 큰일이 난 상황. 경기장에 탄식과 침묵이 흐르는 사이 KIA 더그아웃에서 코치와 트레이너가 달려 나왔다. 그라운드에 엎드린 소크라테스는 일어나지 못했다. 부상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진갑용 코치가 외야를 향해 다급히 손짓하며 구급차를 불렀다.

한 참 후에야 일어난 소크라테스가 수건으로 코를 감싼 채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갔다.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들어와 있던 구급차가 KIA 더그아웃 쪽으로 이동했고, 소크라테스가 다시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구급차로 향했다.

그런데, 왼손에 든 수건으로 코의 출혈의 막은 소크라테스가 나머지 오른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난 괜찮다'는 제스쳐였다. 극심한 고통의 순간에도 3루 쪽을 가득 메운 KIA 팬들이 걱정하는 게 더 마음이 쓰인 듯했다. 그의 씩씩한 손짓을 본 팬들은 "테스형"을 연호하며 구급차에 오르는 소크라테스를 배웅했다.

병원으로 이동한 소크라테스의 CT 촬영 결과는 코뼈 위쪽 골절 소견. 부기가 빠진 뒤 이비인후과 진단이 남아 있지만, 수술이 불가피할 듯하다. 코뼈 골절의 회복 기간은 통상 3주 이상이다. 전반기 남은 경기에 소크라테스가 출전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불의의 큰 부상으로 피를 흘리면서도 걱정하는 팬들을 안심시킨 소크라테스의 선의. 팬의 입장에서는 더 안타깝고 고마울 수밖에 없다.



'테스형'의 쾌유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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