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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투수는 없지만…" 92% 팀 승리확률+9이닝 당 1.43점...'최고투수'는 부족함을 이야기했다

정현석 기자

입력 2022-06-25 21:29

수정 2022-06-2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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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투수는 없지만…" 92% 팀 승리확률+9이닝 당 1.43점...…
8대1 대승을 이끌며 시즌 8승째를 거둔 김광현.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돌아온 에이스 SSG은 승리요정이다. 등판경기 승률 1위다.



올시즌 13경기에서 팀은 무려 11차례나 승리했다. 나머지 2경기는 1무1패. 등판 경기 승률이 0.917에 달한다. 자신도 무엇보다 이를 뿌듯하게 생각한다. "경기내용이 안 좋고, 과정이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아직 제가 나간 경기에서는 한번 밖에 안 졌다"고 이야기 한다.

딱 한번의 패배를 안긴 팀. 바로 NC다이노스다. 지난 7일 창원 경기에서 팀이 1대5로 패했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5실점으로 시즌 유일한 패전을 떠안았다. 자책점이 1점에 그칠 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로부터 18일 후인 25일 인천 NC전.

설욕할 기회. 하지만 하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설상가상 3회에는 고관절 쪽에 통증까지 느꼈다. 3회 1사 후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왼 골반을 주먹으로 툭툭 내리치며 불편감을 호소했다.

5명의 우타자를 배치하며 김광현 공략을 준비한 NC 타선은 초반부터 끈질긴 승부와 날카로운 타격으로 김광현을 괴롭혔다. 투구수도 많아졌고 안타도 많이 허용했다. 4이닝 만에 투구수 74구에 시즌 최다인 7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김광현은 진정한 에이스였다. 흔들릴지언정 꺾이지 않았다. 숱한 위기를 넘기며 실점을 막았다.

올시즌 최다 투구수인 106구 역투 속에 6이닝 7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김광현이 어떻게든 버텨내는 동안 타선이 화답했다. 1회 부터 화끈하게 지원했다. 박성한 한유섬 김성현 등 수비진도 잇단 호수비로 에이스를 지켰다. 결국 팀이 8대1 승리로 이틀 연속 대승을 거두며 김광현은 시즌 8승째를 달성했다. 1.54이던 평균자책점을 1.43으로 끌어내리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SSG 폰트(1.94)와 함께 리그에서 단 둘 뿐인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기분 좋은 집안 경쟁 중이다.

경기 후 김광현은 "운이 좋았다. 타격과 수비로 지원해준 팀원들과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끌고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웃었다.

힘겹게 버텨낸 탓이었을까. 김광현은 승리의 기쁨보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언급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국에 돌아오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이런 안 좋은 얘기라든지 경기 못하면 분명히 안 좋은 얘기는 나올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경기 내용이 안 좋고 과정도 안 좋고 그럴 때마다 지적이 나오는 건 선수로서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복습하면서 안 좋은 점을 고치려고 하지만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공부는 하되 그걸로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야구는 결과의 스포츠다. 평균자책점 독보적 1위란 점은 김광현은 그 만큼 실점 위기에 강한 남자라는 방증이다. 시즌 초 평균자책점 선두 경쟁을 벌이던 최고 외인 NC 루친스키가 하루 전인 24일 SSG전에서 3홈런 포함, 11안타 8실점으로 속절 없이 무너지기도 하는 게 야구다.

숱한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기고 있는 김광현은 "다른 건 없다. 투수에게 위기가 안 올 수는 없지 않나. 집중하고 승부수를 띄우면서 매번 이겨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초구비율 떨어지는 것, 투구수 많은 것"을 자신의 단점으로 꼽은 그는 '최고 투수의 상징 평균자책점 1위가 할 말은 아니지 않느냐'는 말에 "미국에서도 좋은 투수들을 많이 봤지만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는 투수는 없더라"고 웃으며 "시즌이 절반 밖에 안 지난 만큼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SSG 김원형 감독도 경기 후 "광현이가 위기 상황을 잘 막으면서 6이닝을 소화해줬고 타선이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에이스의 역할을 칭친했다.

정상에서도 끊임 없는 발전을 다짐하는 듬직한 에이스. 에이스란 이런 것이란 믿음을 지켜낸 김광현이 있어 SSG의 우승 꿈이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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