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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1인자→3안타 선봉장+명품 주루' 집념의 마차도, '원팀' 이끄는 외인[부산핫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6-24 06:44

수정 2021-06-2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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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1인자→3안타 선봉장+명품 주루' 집념의 마차도, '원팀' 이끄는…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2사 1, 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날린 마차도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6.23/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마차도 선수처럼 끈질기게 승부하면 투수의 실투가 나온다. 그걸 또 놓치지 않는 게 마차도다."



'값을 매길 수 없는 복덩이' 딕슨 마차도(롯데 자이언츠)를 향한 김태균 해설위원의 감탄이다.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연일 선보이는 롯데 내야의 사령관이자 테이블 세터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온몸을 던지는 주루 플레이와 세리머니로 연출하는 뜨거운 팀 분위기도 일품이다. 여기에 순수 타격만 따져도 타율 2할8푼1리 OPS(출루율+장타율) 0.792. 10개 구단 유격수 중 노진혁(NC 다이노스·0.833) 다음이다. 롯데에겐 '보배' 그 자체다.

롯데는 23일 NC 다이노스에 13대7로 승리했다. 장단 16안타를 폭발시키며 6월 팀 OPS 1위(0.834) 팀의 화력을 과시했다.

그 중심에는 공수에서 팀 분위기를 이끈 마차도가 있었다. 이날 마차도는 명품 수비는 물론 리드오프로 출격,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까지 주도했다.

마차도의 활약은 1회초부터 이미 시작됐다. 정진기의 초구 홈런에 이은 권희동의 몸에 맞는 볼. 흔들리던 노경은은 나성범에게도 중전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2루 베이스 뒤쪽에서 시프트를 펼치고 있던 마차도는 슬라이딩 캐치로 건져올려 첫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덕분에 노경은은 1회를 2점으로 막아냈다.

5회초 수비에서도 마차도의 진가가 빛났다. 볼넷으로 출루한 강진성이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정현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된 상황. 정진기가 유격수 옆쪽 땅볼을 때렸다. 마차도는 잔디 위까지 올라와 전진수비를 펼치던 상황에서도 이를 안정적으로 잡아냈고, 3루주자까지 묶은 뒤 1루에서 타자를 잡아내는 모범적인 기본기를 뽐냈다. 결국 노경은은 5⅔이닝 2실점으로 역투한 끝에 시즌 2승을 따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마차도의 무게감은 타석에서 더욱 돋보였다. 첫 타석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마차도는 2-2로 맞선 5회 1사 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5개의 파울을 거듭 때려낸 끈질긴 승부 끝에 루친스키의 10구를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뒤이어 루친스키의 폭투에 이은 손아섭의 적시타 때 NC 중견수 알테어의 날카로운 홈송구를 피해 왼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스치듯 짚으며 팀의 3-2 역전을 만들었다. 김태균 해설위원은 "마차도와 손아섭의 집념이 만들어낸 1점"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마차도는 정훈의 홈런이 터지며 4-2로 앞선 6회 2사 1,3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6회를 마무리하고자 100구를 넘기고도 마운드에 버티고 있던 루친스키를 격침시킨 한방이었다. 마차도는 10-2로 점수 차가 벌어진 7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희생 플라이를 때려내며 '모범 외인'의 진수를 과시했다.

올시즌 마차도는 1번타자의 역할까지 수행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사실상 전경기 롯데의 내야를 책임지는 무게감에 넓은 수비범위에 테이블세터의 체력부담까지 감당해내고 있는 것. 이날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은 데뷔 첫 홈런을 동점포로 장식하며 4타점을 올린 나승엽이었지만, 공수에서 팀 승리를 이끈 주인공은 마차도였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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