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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현장]"어느 누가 와도 클로저는 정해영", 프로 2년차라고 믿기 어려운 특급 마무리 폭풍성장

김진회 기자

입력 2021-06-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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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가 와도 클로저는 정해영", 프로 2년차라고 믿기 어려운 특급 …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KIA와 삼성 경기. 8회말 정해영이 투구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6.9/

[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어느 누가 복귀해도 정해영은 클로저로 활용한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이 올 시즌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는 프로 2년차 마무리 정해영(20)이다.

정해영은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 24⅓이닝을 소화해 4승3패 9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지난 9일 대구 삼성전이 정해영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7-2로 앞선 7회 말 장현식이 구자욱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아 7-5, 두 점차로 쫓긴 상황에서 8회 말 박진태가 1사 1, 2루 위기 상황을 남기고 정해영과 교체됐다.

적시타 하나면 한 점차로 쫓기게 되는 상황. 반드시 막아내야 했다. 7회와 데자뷰였다. 정해영이 상대할 첫 타자는 구자욱이었다. 풀카운트 접전이 펼쳐졌다. 결국 8구째 구자욱이 친 볼이 3루쪽 파울 지역으로 향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포수 김민식이 잡아내면서 한숨을 돌렸다. 2사 1, 2루 상황. 여전히 위기였다. 심지어 타자는 오재일이었다. 그러나 정해영은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가 유리한 볼카운트 1B2S를 만든 뒤 4구째 2루수 땅볼로 유도해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사실 정해영이 마운드에 오를 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8회 말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긴장이 많이 됐다. 큰 거 한 방이면 역전될 수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집중하려 했다. 특히 첫 타자(구자욱)와의 승부에서 지지 않으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정해영은 지난달 29일 광주 KT전(5대7 패)을 떠올렸다. 5-3로 앞선 8회 1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첫 타자 유한준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후속 박경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심우준에게 싹쓸이 좌전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앞선 투수가 두 명의 책임주자를 누상에 놓고 강판됐기 때문에 정해영의 자책점은 1점밖에 되지 않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결국 후속 조용호에게도 적시타를 허용했다.

정해영은 "지난 KT전에서도 8회 1사에서 첫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고 역전까지 허용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첫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했다. 다행히 운좋게 첫 타자를 잡아내 이후로도 잘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박준표가 정상궤도에 올라와도 우리의 마무리는 정해영"이라고 못박았다. 그만큼 신뢰가 두텁다. 이에 대해 정해영은 "내가 팀의 확실한 마무리 투수라기보다 그저 마지막에 나가는 투수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가고 있다. 모든 불펜 투수들이 팀을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쳐 던지고 있다. 나 역시 재밌게 던지면서 많이 배우는 과정"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프로 2년차라고 믿기 어려운 담대함은 KIA의 큰 힘이 되고 있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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