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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둘이 합쳐 37년' 우규민-강민호 의기투합, 간절함이 만든 1위 질주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5-11 11:04

수정 2021-05-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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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합쳐 37년' 우규민-강민호 의기투합, 간절함이 만든 1위 질주
2일 LG전 역전 적시타를 친 이원석과 한덩어리로 기뻐하는 우규민과 강민호.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 역할은 배구로 보면 세터다. 승리를 토스해주는 사람이다. 내 뒤에는 끝판왕이 있으니까."



데뷔초 수준급 마무리였고, 전성기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잠수함 선발투수였다. 올시즌엔 당당히 사자군단을 대표하는 필승조다. 16경기에 등판했지만, 아직 '평균자책점 0'을 유지중이다. 15이닝 3승1세이브 5홀드의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스터제로'에 대해 묻자 "정말 집중해서 던지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시즌 길게 가다보면 당연히 깨질 기록"이라며 손을 내젓는다.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길게 유지하고 싶다"는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삼성 이적 이후로는 다소 부침이 있었다. 첫 시즌인 2017년 선발로 7승10패를 거뒀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65억'이란 FA 몸값의 부담감에 눌렸다.

하지만 2018년 과감하게 불펜으로 돌아선 뒤론 구위를 되찾았다. 지난 3년간 마무리를 오가며 9승 22세이브 27홀드를 올렸다. 지난해 오승환의 합류 이후로는 셋업맨 역할을 착실하게 수행중이다. 우규민은 "내 앞에 나가는 선수들이 깔끔하게 넘겨준 승리를 받아서 (오)승환 형에게 넘겨주는게 내 역할이다. 8회까지만 이기면 이긴다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올시즌 삼성의 '선두 질주'가 우규민에겐 가장 특별한 경험이다. 우규민이 이적한 이래 삼성은 9-6-8-8위를 기록하며 가을야구조차 밟지 못했다. 우규민은 "개인 성적은 따라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팀이 잘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2003년 LG 트윈스 2차 3순위로 입단한지 올해로 프로 19년차.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매 경기 '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조금 있으면 역전하겠지, 동점되겠지 싶다. 상하위타선 밸런스도 잘 맞고, 무엇보다 피렐라의 영향력이 크다. 혹시 다칠까봐 좀 말리고 있는 입장이긴 한데…워낙 적극적이고 허슬 플레이를 해주니까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수단 모두의 마음이 하나로 뭉쳐있다. 시즌 3승째를 올렸던 지난 2일 LG 트윈스 전, 8회말 재역전 2타점 2루타를 친 이원석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우규민과 강민호가 얼싸안으며 환영했다. 우규민은 "워낙 극적인 상황이었고, 내 승리보다는 컨디션이 안 좋던 (이)원석의 안타라서 더 뭉클했다"고 답했다.

'뉴블루'를 이끄는 축이 선발의 원태인-뷰캐넌, 불펜의 우규민이라면, 타선에서는 강민호다. 강민호는 올시즌 타율 2위(0.378) 출루율 3위(0.445) 장타율 6위(0.600) OPS 5위(출루율+장타율, 1.041) 타점 공동 10위(23개) 등 전성기급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두 사람의 올해 목표는 소속팀 삼성에게 7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기는 것. 올해 나이 36세의 우규민과 강민호에겐 한층 간절해진 목마름이다.

"(강)민호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내가 데뷔 19년차, 민호가 18년차인데, 작년에 NC 다이노스가 (창단 9년만에)우승하는 걸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린 야구를 20년 가까이 했는데 둘다 우승 반지가 없지 않나.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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