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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HOT]마이너리그 감독만 15년. 잰슨을 포수에서 올스타 마무리로 바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한화행. "최종 목표는 우승"

권인하 기자

입력 2020-11-27 21:13

마이너리그 감독만 15년. 잰슨을 포수에서 올스타 마무리로 바꾼 카를로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계약서에 한화 유니폼을 입고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화 이글스도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코치 겸 베네수엘라 대표팀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한화의 12번째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한화 정민철 단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면접을 실시했고, 귀국하자마자 절차를 밟아 한화의 새 감독으로 낙점했다. 이로써 수베로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롯데·2008∼2010년), 트레이 힐만(SK·2017∼2018년) 맷 윌리엄스(KIA·2020∼)에 이은 역대 네번째 외국인 감독이 됐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는 첫 KBO리그 감독이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메이저리그 선수 출신이 아니다. 1990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입단한 뒤 5년간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지만 빅리그를 밟아보지 못하고 은퇴했다. 마이너리그에서만 15년을 감독을 맡으며 젊은 선수를 키워낸 점을 한화는 주목했다.

수베로 감독의 유명한 일화는 한국 야구팬들도 잘 아는 LA 다저스의 마무리 켄리 잰슨의 투수 전향 얘기다. 젠슨은 원래 포수였다. 조인성과 같이 앉은 자세에서 정확히 2루로송구하는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었지만 타격 실력이 형편없었다. 잰슨은 계속 포수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지만 구단은 그를 투수로 키우고 싶어했다. 수베로 감독이 잰슨의 설득에 나섰고 "포수로는 백업에 불과하지만 투수를 하면 올스타가 될 수 있다"는 말로 잰슨이 포수 미트를 버리게 했다.

실제로 잰슨은 2010년 투수로 빅리그에 올랐고 향후 다저스의 마무리로 맹활약했다. 올해까지 11년간 33승12패 312세이브 39홀드를 기록했다. 수베로 감독의 말처럼 잰슨은 2016년부터 3년 동안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2016년과 2017년엔 트레머 호프먼 상을 2회 수상했고, 올해는 그토록 바라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뤘다.

수베로 감독은 27일(한국시각) 한화 유니폼을 입고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으로 오게 된 것에 대해 "인생에 있어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는데 나에게는 지금이 그런 순간이다. 감독직에 대한 연락이 왔을 때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라면서 "한국 야구가 팬들의 큰 사랑과 선수들의 높은 수준을 전해 들어 알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새로운 도전에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했다.

아직은 한화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편. 수베로 감독은 "한화의 연락을 받기 전까지 아시아 야구를 접해볼 기회가 많지 않아 잘 알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라고 솔직히 말해 "한화의 연락을 받은 뒤 알아봤는데 정말 훌륭한 선수와 팬을 갖춘 리그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힐만 감독과 친분이 있어 조언을 구했는데 힐만 감독 역시 KBO리그는 수준이 높고 좋은 리그라고 말해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고 했다.

한화가 수베로 감독을 낙점한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다. 수베로 감독은 "리빌딩이라는 것 자체가 어떤 팀에게든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래도 나에게는 많은 경험과 계획이 있다. 또 이번 인터뷰 과정에서 단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많은 부분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라며 "앞으로의 3년은 우리에게 힘든 시간이겠지만 팀이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으로 생각한다. 구체적인 리빌딩 계획은 우선 한국에 가서 팀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구체화시킬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의 야구관에 대해선 "무엇보다 야구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고, 서로 존중하는 팀 문화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구장 밖보다 안에서의 문화와 철학을 존중한다. 가족같은 팀 분위기. 야구를 즐기는 마음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다"라며 "기술적으로는 팀의 장점을 캐치해서 그것을 팀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팀을 강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하루 빨리 팀 뎁스나 선수들의 기량을 캐치해서 우리가 가진 색깔을 명확히 파악해 장점은 극대화 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데 주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 아무리 리빌딩을 하는 팀이라도 우승에 대한 목표는 지울 수 없다. "최종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라고 한 수베로 감독은 "물론 당장 이루면 좋겠지만 내 계약기간 동안 팀이 점차 발전하면서 계약기간이 끝날 때쯤 그 목표를 달성해서 구단, 선수단, 팬 모두가 함께 즐거워할 수 있으면 좋겠다. 팀이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내 역량을 모두 쏟겠다"라고 다짐했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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