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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시선]'건강한 류현진' 카드는 최후의 보루, 토론토 선택은 최선이었다

정현석 기자

입력 2020-09-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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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류현진' 카드는 최후의 보루, 토론토 선택은 최선이었다
류현진. 사진=USATODAY연합뉴스

토론토가 벼랑 끝에 몰렸다.



30일(이하 한국시각) ALWC 1차전에서 탬파베이에 1대3으로 패했다. 1번만 더 지면 탈락. 위기 속에서 에이스 류현진이 출격한다. 10월1일 2차전 선발로 출격한다.

말 많고 탈 많은 2차전 선발 내정. 여전히 일각에서는 류현진의 2차전 등판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에이스를 1차전에 올려 정면 승부를 걸었어야 했다는 주장이 있다.

과연 그럴까.

에이스 류현진이 1차전에 등판했다면 침묵했던 타선은 확 달라졌을까.

야구는 결과론이다. 졌으니 말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단기전 첫 판 기선제압.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 개인 최다 100구를 던졌다. 후유증도 있었다. 등판 직후 약간의 통증도 호소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양키스는 류현진의 천적이었다. 가을야구를 앞둔 중요한 경기. 매 이닝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피로도가 컸다. 100구라도 같은 100구가 아니었다.

나흘 휴식 후 등판은 위험이 컸다. 토론토로서는 '5일 휴식 후 등판'이란 가장 안전한 선택을 했다. 에이스의 최적 몸상태에 베팅을 한 셈. 류현진 등판 경기에 패하면 시리즈 희망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토론토 매체 '하이리버타임즈'는 30일 '토론토는 류현진의 100% 몸상태를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양키스전 시즌 최다 100구 이후 찰리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조금 통증이 있다"고 말했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토론토 로스 앳킨스 단장은 "(단축 시즌으로 인해 변칙적으로 치러지는) 이번 시리즈는 유례 없는 독특한 케이스"라며 "3경기 모두 원정으로 치러지는 이번 시리즈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덜하다"며 1차전보다 류현진의 완벽한 몸 상태에 베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만약 무리를 해 류현진이 1차전에 등판했다면?

토론토 타선은 달라졌을까. 1차전에 타선은 5안타 1득점으로 침묵했다. 그나마 8회에 가까스로 얻은 점수였다. 탬파베이 선발 블레이크 스넬에게 6회 2사까지 단 1안타 무득점으로 끌려갔다. 스넬은 5⅔이닝 1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4일 휴식 후 등판한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었다면 과연 몇 이닝을 던질 수 있었을까. 타선이 그대로였다면 이기는 경기를 만들고 내려가기는 쉽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만약 류현진이 등판한 1차전을 패했다면?

토론토에 남은 희망은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류현진 카드가 살아있기에 토론토는 여전히 희망의 확률에 베팅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토론토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탬파베이 좌완 에이스를 타선이 극복할 수 없다면 류현진에게 최상의 몸 상태로 2차전을 맡기는 편이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결국 이 결정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 여부는 2차전에 등판할 류현진에게 달려있다. 에이스 다운 역투로 승리를 이끌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든다면 결과적으로 구단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하게 될 것이다.

류현진은 "(2차전 선발이) 내 결정은 아니지만 나는 단기전을 맞은 우리 팀의 전략과 결정을 믿는다.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특히 2차전이 더 중요할 것 같다"며 "양키스전 이후 잘 쉬었다. 내일 출격을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다"며 필승의지를 다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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