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마친 주전 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아무리 좋은 타격 지표를 갖추고 있어도 가치 판단의 최종점엔 '규정 타석'이 있다. 연속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 기간이 길어질수록 선수의 가치는 더 빛나고, 나아가 '레전드' 칭호도 받게 된다.
KT 위즈 외야수 조용호(31)에게 그래서 올 시즌은 특별하다. 올해 첫 규정 타석 시즌을 보내고 있다. 13일까지 타율 3할2푼9리(164타수 54안타)를 기록 중이다. 2014년 SK 와이번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조용호의 한 시즌 최다 타석 기록은 정식 선수 등록 첫 해인 2017년 191타석(69경기)다. KT 이적 첫 해인 지난해 단 세 타석 차이로 '커리어 하이'가 불발됐지만, 올해는 여유롭게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감독은 관리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조용호는 단국대 졸업을 앞두고 오른쪽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했다. 졸업 후 프로 입단이 불발되고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으나, 부상 재발로 한 달 만에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사회복무요원을 거쳐 식당 종업원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굴곡이 있었다. 프로 데뷔의 꿈을 이뤘지만, 여전히 고관절 문제 등 부상 악령에서 자유로운 처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