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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을 향한 美 언론의 안타까운 시선, "그가 처한 상황, 상상이나 할 수 있나"

정현석 기자

입력 2020-04-07 01:00

수정 2020-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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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을 향한 美 언론의 안타까운 시선, "그가 처한 상황, 상상이나 할…
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국 귀국이냐 미국 잔류냐를 놓고 딜레마에 빠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32). 도전을 시작조차 못한 채 발이 묶인 그를 향한 미국 언론의 시선은 안쓰러움이다.



평생 꿈을 향해 내디딘 희망찬 발걸음. 출발도 좋았다. 4차례의 시범경기에서 8이닝 5안타 11탈삼진, 1볼넷 무실점. 퍼펙트한 피칭으로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기쁨은 거기까지였다. 갑작스레 들이 닥친 현실은 악몽이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속에 시범경기가 중단되더니 이제 막 친해지려던 동료 선수들은 순식간에 뿔뿔이 흩어졌다.

플로리다 주피터 캠프에 덩그러니 남았다. 최근 구단 권유에 따라 세인트루이스로 거처를 옮겼다.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다. 베테랑 우완 아담 웨인라이트와 캐치볼 등 가벼운 훈련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약 없이 미뤄지는 개막 일정 속에 지쳐만 간다.

데뷔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그를 미국 언론은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

7일(이하 한국시각) '블리처 네이션'은 '김광현 입장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라며 어려움에 처한 도전자를 언급했다. '평생 한국에서 야구만 하던 선수가 미국에 오기로 결심했다. 스프링 트레이닝을 위해 새로운 나라에 도착했다. 그런 와중에 극단적인 불확실성을 동반한 팬데믹 스트라이크를 맞았다'고 했다.

매체는 가족과 생이별한 가장을 조명했다. '그의 가족은 여전히 한국에 있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에 남아있다. 그렇다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쉬운 일만도 아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김광현의 귀국 방안을 모색중이다. 세인트루이스 존 모젤리악 사장은 최근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김광현과 함께 한국 귀국 여부에 대해 상의했다. 하지만 향후 미국 국경폐쇄 가능성 때문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가 언급한 대로 김광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최악의 상황은 '극단적인 불확실성'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악화일로다. 누적 확진자가 30만 명을 훌쩍 넘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고,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공중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 단장도 향후 1주일에 대해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힘들고 슬픈 주가 될 것"이라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메이저리그 개막은 꿈도 못 꿀 일이다. 미뤘던 5월은 커녕 한 여름 개막조차 불투명 하다.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 김광현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김광현의 에이전시 브랜뉴스포츠 김현수 대표는 5일 "아직은 (귀국을)고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만약 7월 이후 개막이 확정만 되면 국내로 들어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결국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속절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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