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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절친인터뷰]전준우-안치홍 "같은 팀에서 뛰자는 약속, 현실이 되다니"

나유리 기자

입력 2020-02-1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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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안치홍 "같은 팀에서 뛰자는 약속, 현실이 되다니"
나란히 포즈를 취한 전준우(왼쪽)와 안치홍. 사진=나유리 기자

[애들레이드(호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신)본기랑 언젠가 같은 팀에서 뛰자고 약속했었는데,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될 줄 몰랐네요."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다. KIA 타이거즈를 떠나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안치홍은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새 동료들과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옮긴 팀. 하지만 "두번째 턴(휴식일 이후 두번째 훈련 기간)부터 '이제 롯데에 다 적응했네'라고 다들 말한다"며 웃었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준우 그리고 신본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인연은 경찰 야구단 시절부터 이어지고 있다. 전준우는 "다들 치홍이를 좋아하고 후배들도 워낙 잘 따른다"며 흐뭇하게 말했다. 언젠가 한팀에서 뛰자는 이들의 약속은 예상보다도 빠른 시일 내에 이뤄졌다. 올 시즌에는 중계 화면에서도 한 장면에 잡힐 일이 많아보인다. 1루 수비 준비를 하고 있는 전준우와 롯데의 새 주전 2루수가 될 안치홍은 내야 수비 훈련때도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사람이 함께이기에 어색함도 문제 없다. 애들레이드 자이언츠구장에서 전준우와 안치홍을 함께 만났다.

-올해 롯데 캠프는 단체 훈련 시간을 확 줄였다. 시즌 준비는 잘되고 있나.

▶전준우=연습양이 별로 없어요. 할 때만 집중해서 하고, 실전처럼 운동하니 낭비하는 시간이 없는 것 같아 좋아요. 시간만 길게 한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거든요. 도움이 될 것만 집중해서 하고, 남은 체력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쓰고 있어요.

▶안치홍=사실 저는 좋다고 머릿속으로 생각은 하는데, 적응이 아직 안돼요. 어색해요.(웃음) 저는 시즌때도 특타치면서 유지하는 스타일인데, 이번 캠프때는 많이 치지 않고 있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싹 갈아엎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머리는 완전 이해가 끝났는데, 아직은 몸이 적응하는 단계인 것 같아요.

▶전준우=훈련 시간이 짧은 것뿐이지 운동을 안하는 게 아니에요. 혼자 연습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으니 더 좋은 것 같아요.

-새 팀(롯데)에는 적응을 다 끝냈는지?

▶안치홍=네. 두번째 텀부터 '적응 다했네'라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가지고.(웃음)

▶전준우=저랑 본기랑 치홍이랑 군대에 같이 있었고, 친한 선수들이 많이 있으니까 금방 적응하더라고요. 후배들도 치홍이를 잘 따라요.

▶안치홍=(김)주찬이 형이 틈만 나면 (이)대호 형한테 '치홍이 잘해주라고 '연락하대요. 심지어 오늘 새벽에도 연락이 왔다고. 대호 형이 "얼마나 더 잘해줘야 하니?"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물론 KIA랑 롯데는 다른 팀이니까 분위기가 똑같을 수는 없는 것 같은데, 롯데 분위기가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작년에 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는 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데 작년에 왜 성적이….

▶전준우=아픈 팩트를 말하네.

▶안치홍=막상 와서 보니까, 이팀은 떨어지더라도 절대 작년처럼 떨어지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년엔 어떤 게 가장 안됐던 것 같나.

▶전준우=분위기가 한번 떨어지니까 올라가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러다보니 계속 수렁으로 빠져서. 작년에 연패를 3번 정도 했는데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2연패, 3연패에서 끊어줘야 하는데 그걸 못해서 어렵지 않았나.

▶안치홍=안될 땐 뭘 해도 안되지. KIA에서 16연패할때 그때 정말 뭘 해도 안됐어요. 어떤 방법을 써도 안될 때가 있어요.

▶전준우=우리도 작년에 어? 하다가 7연패, 어? 하다가 8연패 이러니까. 젖으면 안되는데 그런 분위기에 젖어버리고, '아 오늘도 지나?'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분위기 자체가 그렇게 형성됐던 것 같아요. 여러 일들이 있었고, 그래도 야구를 이기면 분위기가 살아나는데 지다보니 안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죠.

-롯데가 올 시즌을 앞두고 정말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허문회 감독이 매일 훈련 전에 선수단 미팅을 10분씩 하는데, 무슨 이야기를 주로 하나.

▶전준우=비밀이에요.(웃음) 지금은 감독님 생각을 선수들에게 알려주는 기간이라 생각해요.

▶안치홍=주로 '진짜', '정말', '많이' 라는 단어를 말씀하십니다.(웃음)

▶전준우=구단에서 새로운 걸 많이 시도하고,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것을 많이 하다보니 선수들도 조금 낯설기는 해요. 하지만 당연히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좋은 게 아니고 좋은 것이 들어오니까 좋은 방향으로 가고있는 것 같아요.

-안치홍은 KIA에서 등번호 8번을 주로 썼는데, 롯데에 오게 됐을때 전준우의 등번호라 짐짓 포기했던 것은 아닌지.

▶안치홍=번호를 바꾸는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13번은 고3때와 청소년대표팀에서 달았던 번호거든요. 프로도 처음에 13번을 할 수 있었으면 했을 거에요. 근데 홍세완 선배님 번호라 할 수 없었어요. 13번도 되게 좋아했던 번호라 괜찮아요.

-안치홍이 롯데로 온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 생각은?

▶전준우=그때 제가 계약을 안했어서 '무소속' 신분이어가지고.(웃음) 그래도 치홍이가 온다고 해서 롯데가 강해지겠구나 싶었어요. 치홍이는 방망이도 잘치고, 수비도 잘하고, 주루도 잘하는 선수잖아요. 안좋아질 일은 하나도 없으니까. 그럼 치홍이는 오는데,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디로 갈까.(웃음) 치홍이가 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죠. 치홍이랑 군대에서도 늘 이야기 했어요. FA도 같은 시즌에 하는거 아니까 '같은 팀에서 뛰었으면 좋겠다' 이야기를 항상 했어요. 본기랑 셋이서. 만약에 롯데가 아닌 다른 팀에 가게 됐어도 본기에게 장난식으로 '트레이드 돼서 와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어요. 이렇게 이뤄질줄 몰랐는데 너무 기쁜 일이죠. 특히 군대 인연은 무시할 수 없거든요. 우리는 끈끈한 사이에요.

-둘이 내야 수비를 같이 하는데, 1루수 전준우를 직접 보니 조금 어색하다.(웃음)

▶전준우=저도 어색해요. 그래도 감독님이 1루만 한다고 이야기하진 않으셨으니까 외야도 나중에 할거에요. 선수로서 2개 포지션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장점이겠어요. 선수 생명도 늘어나는 거고, 방망이까지 잘치면 더 많이 늘어나는거니까 좋은 쪽으로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안치홍도 2루수로서의 가치를 롯데에서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은데.

▶안치홍=그게 컸죠. 2루수로서 다시 한번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컸어요. 제 스스로 너무 아쉽기도 하고요. 실력이 떨어져서 2루를 못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롯데에서 2루수로서의 경쟁력을 다시 보여주겠습니다.

-올 시즌 롯데 야구가 재미있을 것 같다. 기대도 되고.

▶전준우=드라마 '스토브리그' 때문인가 다들 기대를 엄청 많이 하신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까봐 걱정이다. 근데 지금 분위기 자체가 좋은 쪽으로 가고 있으니까 저도 선수들도 기대가 된다. 치홍이도 오고, 팀에 안좋아진 요소가 없다. 그러니 좋을 것 같다. 사실 우리는 재미없고, 늘 치열하다.(웃음)

▶안치홍=저희가 인터뷰할때 '분위기도 좋고 시즌때 즐겁게 해보겠다'고 하면, 팬들께서 '너네 말고 우리 재미있게 좀 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웃음)

▶전준우=근데 시즌을 치르다보면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선수들은 항상 치열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준우, 안치홍에게는 FA 첫 시즌인만큼 지켜보는 시선이 더 많을텐데.

▶전준우=저는 FA 전 시즌이라고 집중하고, FA 계약 했다고 집중 안한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항상 매 시즌을 준비하는 자세는 똑같아요. 그러다보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겨울에 예년보다 더 많은 운동을 했기 때문에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치홍이랑 좋은선수들이 있으니까 재미있는 야구 할 것 같아요. 팬들도 즐겁게 보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안치홍=팀을 옮기게 된 선수니까 롯데팬들이 응원을 굉장히 많이 보내주세요. 기대에 맞게 잘하고 싶어요. 제가 기본 이상 정도만 해줘도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시너지가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늘 공격이 연결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애들레이드(호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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