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은 1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선발 강이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뒤 3이닝을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삼진을 잡는 과정에서 대범함이 엿보였다. 6회 말 1사 주자 만루 상황이었다. 대타로 나선 장진혁을 상대한 차명진은 8구째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차명진이 던진 구종은 포크볼. 주로 위기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선 변화구 활용 비율을 줄인다. 직구보다 제구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자가 만루인 상황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차명진은 2-2에서 홈 플레이트 앞에서 순식간에 떨어지는 포크볼로 차명진을 잡아내고 위기를 벗어났다.
차명진은 2014년 가장 기대를 모은 투수였다. 1차 드래프트에서 KIA에 호명됐다. 계약금도 1차 지명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수준인 2억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입단하자마자 수술대에 올랐다.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접합)을 하며 3년 이상 재활에 매달렸다. 이후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8월 23일과 26일 두 차례 구원등판했다. 올해는 2군에서 선발과 구원을 병행했다.
무엇보다 차명진은 최근 사퇴한 김기태 KIA 감독의 마지막 유산이다. 차명진이 1군에 등록-데뷔한 날, 김 감독은 성적부진을 책임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차명진은 김 감독에게 마지막 선물을 받았지만 1차 지명선수로서 스승의 재임기간에 딱 하루밖에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