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타자 덕을 크게 보지 못했다. 지난 2016년 대니 돈은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5리, 16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임팩트 있는 활약은 아니었다. 팀 사정상 잘 들어 맞는 외국인 타자였지만, 강타자와는 거리가 있었다. 재계약을 맺었으나, 2017년 20경기에서 타율 1할4푼, 1홈런, 2타점에 그쳤다. 극심한 부진에 빠진 끝에 방출됐다. 그 빈자리를 메운 타자가 마이클 초이스였다. 초이스는 대체 선수로 4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리, 17홈런, 42타점으로 활약했다. 힘 하나 만큼은 장사였다. 그러나 그 역시 재계약을 한 2018년 타율 2할5푼8리, 17홈런, 61타점을 기록한 끝에 중도 퇴출됐다.
초이스의 대체 선수가 바로 제리 샌즈였다. 샌즈 역시 첫 시즌인 지난해 외국인 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4리, 12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홈런을 치는 등 끝까지 제 몫을 해줬다. 샌즈 역시 재계약에 성공했다. 초이스 사례와는 달라야 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도 시즌 전 "대체 선수 활약은 비슷했다. 다만 선구안에서 샌즈가 더 나은 것 같다. 파워는 초이스가 더 좋았다고 볼 수 있지만, 아무래도 정확성 부분에서 떨어지는 게 있었다. 샌즈도 100% 확답할 수는 없다. 올 시즌 유심히 봐야 할 선수 중 한 명이다. 똑같은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샌즈가 꾸준히 활약하면서 키움도 팀 타율 2할7푼4리(2위)로 순항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심 타자 역할을 해주니 팀 타선 전체에도 짜임새가 생긴다. 그간 히어로즈가 겪었던 '외국인 타자 악몽'은 지워도 될 것 같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