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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연 양창섭 최채흥≒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정현석 기자

입력 2019-01-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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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연 양창섭 최채흥≒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최충연 양창섭 최채흥(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0년대 초반은 삼성 라이온즈 역사상 최고 전성기였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최강 삼성을 이끈 주역은 마운드였다. 선발과 불펜진이 막강했다.

선발진에는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이 버티고 있었다. 전설의 토종 선발 3총사였다. 배영수는 삼성의 우완 강속구 계보를 이은 투수. 2012년 12승(8패)을 거두며 6시즌 만에 두자리 승수에 복귀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14승4패로 맹활약 하며 김시진(현 KBO 기술위원장)의 삼성 프랜차이즈 투수 최다 승수기록(111승)을 넘어섰다.

윤성환과 장원삼은 컴퓨터 제구와 완급조절, 영리한 수싸움으로 상대타자를 무력화 시키는 좌-우 간판 투수였다. 윤성환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단 한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두자리 승수(14승-9승-13승-12승-17승)를 기록했다. 특히 2015년에는 17승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좌완 에이스 장원삼은 2012년부터 4년 연속 두자리 승수(17승-13승-11승-10승)를 기록했다. 이들 토종 선발 삼총사의 활약 뒤에는 삼성이 자랑하던 최강 불펜진의 도움이 있었다. 하지만 불펜 팩터를 고려하더라도 이들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제국의 시대는 저물었다. 영광이 지나간 자리에 겨울이 찾아왔다. 꽁꽁 얼어붙은 땅. 희망이 없어보이던 동토 아래서 새 싹이 움트고 있었다. 그 기적 같은 새 생명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삼성은 재도약을 꿈꾼다.

가을잔치에 나가지 못했던 3년간 에너지를 비축했다. 드래프트 시장에서 유망주를 사모았다. 차곡차곡 발굴해 키운 신진급 투수들. 이들이 본격적인 선발 도전에 나선다.

삼성의 꿈꾸는 최강 선발진 재구축의 희망 밑그림에는 최충연(22) 양창섭(20) 최채흥(24)이 있다. 이 세명의 선수는 각각 묘하게 전설의 토종 선발 3총사와 닮은꼴이다.

우선, 최충연은 배영수와 흡사하다. 삼성의 우완 정통파 계보를 이을 파이어볼러. 빠른 볼을 던지면서도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두루 섞어 타이밍을 빼앗는다. 탈삼진형 파워피처로 부상 없이 착실히 성장한다면 배영수급 이상의 특급 탄생을 기대할 만한 성장 잠재력이 큰 대형 투수감이다.

고졸 2년 차 양창섭은 윤성환을 떠올리게 한다. 윤성환은 실제로 양창섭의 롤 모델이다. 양창섭은 대선배에 대해 "주자가 나가도 꾸준히 자기 공을 던지신다"며 경외감을 표한다. 하지만 본인은 더 강심장이다. 지난해 3월28일 KIA와의 원정경기에 첫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첫승을 따냈다. 고졸 신인이 첫 등판에서 무실점 선발승을 거둔 것은 류현진에 이어 두번째였다. "떨리지 않고 설???고 할 정도로 배짱이 두둑하다. 롤모델 선배를 능가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사람들은 이미 양창섭에 대해 '볼 빠른 윤성환'이라 칭한다.

좌완 최채흥은 장원삼을 닮았다. 구속이 엄청 빠르지는 않지만 구석구석 찌르는 정교한 제구와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피해가지 않고 승부를 거는 배짱 두둑한 피칭 스타일이 '제2의 장원삼' 탄생을 기대케 한다.

김한수 감독은 스프링캠프 동안 이들 삼총사의 선발 기용 가능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심창민이 빠진 불펜이 신경쓰이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늦출 수 없다. 김 감독은 "(최)충연이는 앞으로 보낼 생각이다. 미래를 봐서 선발을 하는게 낫지 않나 싶다. 외국인 선수들과 (최)충연이, (양)창섭, (백)정현, (최)채흥, (정)인욱이 등이 선발 후보들"이라고 말했다.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트리오를 연상케 하는 삼성의 신 성장엔진 최충연 양창섭 최채흥. 10년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토종 트리오가 희망으로 2019 시즌을 연다. 기대만큼 쑥쑥 성장할 수도, 부상이나 부진 등 성장통을 겪을 수도, 힘겨운 과정 속에 낙오할 수도 있다. 분명한 점 하나는 이들 앞에 놓인 불확실한 미래 만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등을 맞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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