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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승부의 키' 3선발, 한화-넥센 고민의 끝은 어디에

이원만 기자

입력 2018-10-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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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의 키' 3선발, 한화-넥센 고민의 끝은 어디에
2018 KBO리그 넥센과 한화의 준PO 미디어데이가 18일 오후 대전 모임공간 국보에서 열렸다. 한화 한용덕 감독과 넥센 장정석 감독이 서로를 보며 웃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0.18/

"한현희는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선발로 쓰려고 합니다."



18일 대전 모임공간 국보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팀 전략의 핵심적인 부분을 깜짝 공개했다.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당시 불펜 투수로 썼던 한현희를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것. 취재진이 한현희의 운용 계획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팀내 최다승 선발인 최원태가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완전 제외되며 외국인 '원투 펀치' 제이크 브리검-에릭 해커의 뒤를 받칠 3선발 요원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차전을 앞둔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감독이 직접 한현희의 선발 투입 계획을 밝힌 건 다소 의외다. 전력 운용 계획을 미리 알려준 셈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끝내 외국인 투수 두 명 다음에 나올 투수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대신 어느 정도 힌트는 줬다. 한 감독은 "김성훈과 김민우, 장민재 등 후보가 많다. 더 고민해보겠다"고만 밝혔다. 어느 정도 틀은 짜놨지만, 아직 100% 확정은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진심일 수도 있고, 전력 노출을 꺼린 연막 작전일 수도 있다.

어쨌든 핵심적인 것은 한화와 넥센 모두 3선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는 점이다. 팀 상황과 시리즈의 흐름상 3선발 요원이 준플레이오프 전체 승부의 핵심 키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실 두 팀의 1, 2선발은 이미 외국인 선수들로 확정돼 있다. 한화는 19일 1차전에 데이비드 헤일을 예고했다. 2차전에서는 키버스 샘슨이 유력하다.

반면 넥센은 1선발 제이크 브리검을 이미 지난 16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 썼다. 당시 6이닝 동안 딱 100개의 공을 던진 브리검은 1차전은 물론이고, 20일에 열리는 2차전에도 던지기 어렵다. 3일만 쉬고 나오는 건 무리다. 그래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에릭 해커가 나온다. 2차전에는 미디어데이에서 선발 복귀를 공개한 한현희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브리검은 5일을 충분히 쉬고 22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3차전에 나올 수 있다.

상대적으로 한화는 그간의 휴식 덕분에 외국인 원투펀치를 홈에서 열리는 1, 2차전에 모두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안고 있다. 문제는 22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3차전에 누가 나갈 것인가이다. 올해 한화는 사실상 외국인 선발 2명에 막강한 불펜의 물량 공세로 정규시즌을 버텨왔다. 하지만 단기전 시스템에서는 적어도 3명의 선발은 확보해놓고 일정을 소화하는 게 낫다. 그래서 한 감독의 고민도 깊어진 것이다.

한 감독이 밝힌 힌트를 토대로 유추하자면 김성훈이 가장 유력한 3선발 후보다. 김성훈이 잘 던져주면 가장 좋지만, 만약 초반에 흔들리면 곧바로 장민재로 뒤를 잇는 '1+1 선발' 시스템이 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우는 현재 구위가 셋 중에서 가장 좋지 않아 후보군에는 있지만, 선발 가능성은 제일 낮은 편이다.

하지만 "계속 고민 중"이라는 한 감독의 말에 담긴 뉘앙스를 보면 선뜻 특정 인물을 낙점하기 어려운 듯 하다. 그만큼 3선발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과연 양팀 사령탑의 이런 고민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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