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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천적 김광현 물리친 한화, 천적 장민재의 귀환

김용 기자

입력 2018-09-20 21:26

수정 2018-09-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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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적 김광현 물리친 한화, 천적 장민재의 귀환
2018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실점 위기에서 한동민을 삼진으로 잡으며 무실점한 한화 장민재가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9.20/

천적 간의 맞대결, 웃은 쪽은 한화 이글스였다.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린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양팀의 2위 경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경기였다. 3위 한화가 2.5경기 차이로 밀리는 상황이었지만, 이번 2연전을 잘 풀어내면 2위 싸움이 충분히 가능했다. 특히, 첫 경기가 중요했다. SK는 김광현을 선발로 내는 반면, 한화는 올시즌 두 번째 선발을 등판하는 장민재였다. 경기 전 기세 싸움에서는 당연히 SK가 앞서는 듯 보였지만, 언제나 결과는 뚜?b을 열어봐야 아는 법이었다. 한화가 8대2 대승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었다. 이날 경기의 한줄 요약. 천적의 귀환으로 천적을 물리친 한화였다.

▶한화 잡는 사나이 김광현을 무너뜨린 한용덕 감독 용병술

김광현은 올시즌 한화를 상대로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0.95를 기록중이었다. 불과 1주일 전, 청주에서 한화를 상대로 6이닝 7탈삼진 1실점의 완벽투로 승리투수가 됐었다.

한화에게 김광현은 공포일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한화 한용덕 감독은 또 다시 김광현을 상대하게 된 것에 대해 "우리 타자들이 특정 팀, 특정 투수에 약한 면모가 많다. 그래서 오늘은 타순에 큰 변화를 줘봤다"고 했다. 팀 주축 좌타자 이용규와 이성열을 제외하고, 최진행과 김민하 우타자들을 하위 타순에 배치했다. 한 감독은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안되는 거 우타자들을 넣어보기로 했다"고 했다. 이 뿐 아니었다. 공격력이 좋은 포수 지성준을 6번으로 전진 배치 시키기도 했다. 나름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대적중이었다. 한화 상대로 18이닝 동안 2실점만 하던 김광현이 6⅔이닝 5실점(3자책점)으로 무너졌다. 홈런을 2개나 맞았는데, 그 홈런이 지성준과 최진행에게서 나왔다. 4회 최진행이 2-0에서 1점을 달아나는 홈런을, 7회 지성준이 상대가 1-3으로 추격해오자 다시 1점을 달아나는 홈런을 때려냈다. 두 홈런 모두 중요한 타이밍에 나온 값진 홈런이었다.

▶SK 잡던 사나이 장민재의 귀환

장민재는 올시즌 28경기 구원으로만 등판하다 지난 13일 SK를 상대로 청주에서 첫 선발 등판을 했다. 당시 타선 지원을 못받아 패전투수가 돼 빛이 바랬지만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는 등 호투했다.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된 SK. 경기 전 한용덕 감독은 "장민재는 지난 경기 정말 잘해줬다. 그렇게 또 해준다면 베스트"라고 말하며 "구원으로만 던지다 선발로 던지니 투구수가 늘어났을 때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오늘은 푹 쉬고 나왔으니 더 좋은 투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감독의 말대로였다. 장민재는 이날 SK 타선을 맞이해 5⅔이닝 7안타 4탈삼진 1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6회 구원투수 박상원이 강승호에게 적시타를 맞지 않았으면 실점이 없을 뻔 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에 그쳤지만, 주무기 커브와 포크볼의 위력이 좋았다. 특히, 볼넷이 1개도 없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보통의 투수들은 홈런타자가 많은 SK 타선을 상대로 힘든 승부를 벌이다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장민재는 압도적인 공이 아님에도 거침없이 SK 타선과 맞서 싸웠다.

벤치의 판단도 좋았다. 투구수 60개가 넘어가자 확실히 힘이 빠졌다. 6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사 1, 2루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최 정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최 정이 비교적 좋은 타이밍에 멀리까지 타구를 보내는 걸 보고 바로 교체 타이밍을 잡았다. 투구수가 72개밖에 안됐다고 무리하게 장민재를 끌고갔으면 1실점을 넘어 대량 실점을 할 수도 있었다.

사실 장민재는 SK 킬러로 한 시즌 이름을 확실히 날렸었다. 2016 시즌 6승을 따냈었는데, 그 해 SK를 상대로만 5연승을 거뒀다. SK 상대 6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30을 기록했었다. 지난 시즌에는 주춤했지만, 올해 첫 선발 등판에서 SK를 상대로 자신감 있는 투구를 했고, 두 번째 만남에서 선발 첫 승을 따내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2016년 9월10일 SK전 이후 약 2년 만에 거둔 선발승이다. 한화는 62일 만에 토종 선발 선발승이 나왔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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