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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반란, 이택근 38세 커리어하이 타율 가능할까

이원만 기자

입력 2018-07-15 01:58

수정 2018-07-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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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반란, 이택근 38세 커리어하이 타율 가능할까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1사 만루 타석에 들어선 넥센 이택근의 보호대에 그려진 태권브이 캐릭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20/

만 38세. 보통 사회인이라면 한창 커리어를 만개하면서 자기 분야에서 두각을 보일 나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라면? 예전보다 선수 생명이 길어진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현역 마감'을 심각하게 고민할 나이다.



하지만 현역 마감에 딱히 정해진 연한 같은 건 없다. 나이가 좀 많더라도 어린 선수들보다 더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말 그대로 나이는 그냥 '숫자'로 치부하고 얼마든지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 모든 건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올 시즌 전반기 넥센 히어로즈 최고참인 38세 이택근이 이걸 입증했다.

어쩌면 이택근은 만 38세가 된 프로 데뷔 16년차에 자신의 커리어하이 타율을 새로 만들 수도 있을 듯 하다. 전반기에 기록한 성적을 감안하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말 그대로 '제2의 전성기'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타율 3할3푼(69경기, 243타석 212타수 70안타)에 3홈런 42타점, 25득점. 장타율 0.467에 출루율 0.407. 이택근이 올 시즌 전반기에 기록한 성적이다. 캠프 때 입은 무릎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뛰지 못해 경기수와 타석수가 조금 부족하지만 개별 성적 지표는 팀내 최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다. 규정타석(팀 경기수 X 3.1, 소수점 이하 버림. 넥센 전반기 285타석)에서 42타석이 모자라 순위권에 들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이택근이 이 타율을 유지하며 규정 타석을 채운다면 당장에 팀내 톱 3, 리그 15위권 안쪽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후반기에 과연 이택근이 타격감을 전반기처럼 유지하면서 규정 타석을 채울 수 있느냐가 흥미로운 볼거리다. 계산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이택근이 현재 팀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꾸준히 주전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체력 안배 차원에서 휴식이 필요하지만, 부상만 당하지 않고 시즌 끝까지 1군에 남는다면 지금 부족한 42타석 정도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가능성이 확실히 보인다. 만약 이택근이 후반기 시작 이후 30경기 연속 주전으로 나와서 평균 4.5 타석에 들어선다고 치면 팀 규정타석(122경기, 378타석)에 딱 맞추게 된다. 물론, 갑작스러운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로 규정 타석에 못 미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기에 보여준 기량은 올 시즌을 앞두고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겠다"던 스스로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 이택근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 지를 입증하고 있다.

2003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택근은 2006년 3할2푼2리(118경기 419타수 135안타)로 시즌 타율 2위를 기록하며 개인 커리어 하이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2015년에 3할2푼6리(105경기 347타수 113안타) 고타율을 기록했지만,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과연 이택근이 12년 만에 자신의 규정타석 최고 타율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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