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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SK, 두산과 맞서려면 잠실 변수 지워야 한다

김용 기자

입력 2018-05-17 10:02

수정 2018-05-17 12:08

 SK, 두산과 맞서려면 잠실 변수 지워야 한다
15일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1회 SK 최정이 두산 후랭코프를 상대로 시즌 18호 솔로홈런을 날렸다. 힐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최정.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5.15/

SK 와이번스, 잠실 변수를 지워라!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은 퀭한 얼굴로 나타났다. 15일 경기 9회 충격의 끝내기 역전패. 힐만 감독은 "잠을 자려 했는데, 사실 잠을 잘 못잤다"며 패배에 아쉬워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두산전은 SK에 뼈아팠다. 두산이 3연패 하는 사이 공동 1위로 나란히 올라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고 그 분위기가 이어지며 16일 경기까지 패하고 말았다. 단숨에 두산과 2경기 차이로 벌어지고 말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 한 힐만 감독의 말처럼, 아직 시즌이 끝난 건 아니다. 여전히 두산을 위협할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SK가 꼽히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두산과 SK의 2강 체제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심지어 3위팀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마저 최근 "치고 나가야 할 팀들은 치고 나가줘야 중위권 싸움이 혼탁해지지 않는다"며 두 팀을 강호로 인정하기도 했다.

전력을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말 그대로 용호상박이다. 먼저 선발. 누가 앞선다고 할 수 없다. 두산은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의 원투펀치가 견고하다. 장원준과 유희관이 부진하지만 이용찬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고 신예 이영하가 기대 이상의 피칭을 해주고 있다. SK는 앙헬 산체스-김광현-메릴 켈리-박종훈-문승원의 5선발 체제가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최 정을 선봉에 세운 거포 군단 SK가 강하다고 하지만, 김재환과 양의지의 장타를 앞세운 두산도 만만치 않다.

불펜은 두 팀 모두에게 아킬레스 건이다. 두산은 곽 빈, 박치국 등 젊은 투수들이 잘 버텨주고 있는데 이들이 무더운 여름철에도 버텨낼 수 있을 지 미지수. 마무리 풀타임 경험이 처음인 함덕주도 마찬가지다. SK는 최근 마무리 박정배가 계속해서 실점하며 이미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여기도 어느 팀이 더 낫다고 하기 힘들다.

결국 이번 2연전에서 승패가 갈린 부분은 잠실 변수였다. 먼저 공격. SK는 16일 2회 홈런포 2방을 쳤지만 곧바로 역전을 허용했다. 솔로포 2방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5일 첫 번째 경기 최정의 선제포도 솔로홈런이었다. 힘 있는 타자들이 큰 스윙으로 일관했는데, 중요한 순간에는 장타가 나오지 않았다. 반면 두산은 15일 양의지의 동점포와 김재환의 끝내기포, 16일 김재호의 쐐기포가 터지기도 했지만 박건우, 최주환, 오재원, 오재일 등 중장거리 타자들이 잠실 맞춤형 스윙으로 필요할 때 안타를 터뜨려준 부분이 좋았다. 힘으로 맞서 잠실을 이겨낼 선수는 KBO리그에 거의 없다.

수비는 양팀 차이를 느끼게 하는 가장 큰 변수. SK는 상대적으로 외야 수비력이 약한 팀이다. 중견수 노수광은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지만, 양쪽 코너 외야 수비력이 약하다. 내야 역시 수비력이 강하지 않다. 드넓은 외야, 그리고 바운드가 알정치 않은 내야 특성을 가진 잠실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비 차이가 강팀들의 승패를 가른다. 16일 경기 두산의 승인 중 하나는 뜬 공, 구르는 공을 기계처럼 처리한 두산 3루수 허경민의 수비였다. 그리고 2회 SK 정진기의 외야 수비 판단 미스도 큰 영향을 미쳤다.

양팀의 시즌 첫 3연전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그 때는 SK의 2승1패 우위였다. 3경기 모두 1점차 대접전이었다. SK도 두산과 좋은 경기를 할 충분한 힘을 갖고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잠실 변수를 지우지 못하면 남은 정규시즌, 그리고 다가올 포스트시즌을 어럽게 치를 수밖에 없다. 아직도 잠실에서 정규시즌 6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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