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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넥센을 지탱하는 힘, 넥센 '뎁스'의 위력

이원만 기자

입력 2018-05-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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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넥센을 지탱하는 힘, 넥센 '뎁스'의 위력
2018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넥센 장영석이 솔로포를 치고 들어오며 축하받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15/

위기 상황에 빠져보면 그것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얼마나 있는 지 알 수 있다. 지금의 넥센 히어로즈가 정확히 이를 입증하고 있다. 위기에 대처해나가는 힘이 만만치 않다.



'부상자 러시'로 최악의 위기 사태를 겪을 것 같던 넥센이 우려와는 달리 꽤 정상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주전 야수진 가운데 무려 5명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는 심각한 상황인데도 '무너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유는 부상자들이 빠진 자리에 들어간 젊은 백업 선수들의 분발 때문이다.

물론 베스트 전력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면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두터운 백업 선수층 덕분에 부상자 러시의 충격이 상당히 완화되고 있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마치 사고 때 터지는 에어백처럼, 넥센의 두터운 백업층, 뎁스가 팀을 위기에서 보호하고 있다.

올해 넥센은 총 44경기 중에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한 게 불과 일주일, 7경기에 불과하다. 개막 후 일주일 만인 3월31일에 주전 2루수이자 리드오프 서건창이 다치면서 시작된 '부상자 러시'가 여전히 팀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서건창 이후 박병호 고종욱 이정후 김하성이 차례로 1군에서 빠졌다. 여기에 1군 제외 수준은 아니었어도 한동안 김민성과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도 몸상태가 안 좋아 정상 출격하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보통 이런 식으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 팀은 무너지기 십상이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에는 모든 팀들이 베스트 전력을 가동해 전력질주하는 시기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번 흐름이 엇나가면 순식간에 경쟁에서 밀리게 마련이다. 그래서 넥센에 대한 우려가 컸다. 베스트 전력과는 거리가 멀어진 상태에서 과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회의적인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위기 상황이 되자 히어로즈 군단의 감춰진 진짜 힘이 나타나고 있다. 예상 이상으로 백업 선수층이 탄탄했다. 특히 넥센의 젊은 백업 선수들은 모두 멀티포지션이 가능하다. 최근 거포 본능을 뿜어내고 있는 장영석은 코너 내야 전문으로 1루와 3루 모두 커버한다. 수비력만큼은 어느 팀의 1군 선수에도 뒤지지 않는 김혜성도 2루수와 유격수 모두 가능하다. 1군 콜업 후 공격에서 맹활약 중인 김규민 또한 원래 포지션인 외야수 뿐만 아니라 1루수로도 나설 수 있다. 이들 외에도 송성문(내야수) 홍성갑(외야수) 등의 선수들도 수비력 측면에서 다양하게 활용가능하다. 이런 선수가 많으면 필요에 따라 여러 개의 라인업 구성이 가능하다.

결국 백업 선수들의 안정적인 수비력과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꼭 필요한 때에 터지는 공격력 덕분에 넥센은 비교적 티 안나게 위기 상황을 겪어내고 있다. 주전들이 그렇게나 많이 빠졌는데도, 야수진 실책은 겨우 22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다. 이런 지표들은 넥센이 건강한 팀 컬러를 지니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여전히 힘겨운 상황은 이어지겠지만, 히어로즈는 무너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들에게는 면역력이 충분히 ?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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